‘리빙 레전드’ 손흥민이 돌아온 10일(한국시간)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은 활기로 가득했다. 프리시즌 아시아 투어 도중인 8월 LAFC로 향한 그는 4개월 만에 홈팬들과 정식 이별을 위해 런던을 찾았다. 사진출처|토트넘 홋스퍼 페이스북
손흥민과 제임스 매디슨이 토트넘-슬라비아 프라하의 UCL 경기가 열린 10일(한국시간)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서로를 끌어안으며 재회의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 사진출처|토트넘 홋스퍼 페이스북
손흥민(오른쪽)이 10일(한국시간) 토트넘-슬라비아 프라하의 UCL 홈경기를 관전한 뒤 토트넘 라커룸을 찾아 자신으로부터 주장 완장을 이어받은 크리스티안 로메로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출처|토트넘 홋스퍼 페이스북
토트넘 팬들과 진짜 이별을 위해 런던을 방문한 손흥민이 10일(한국시간) 홈구장이 위치한 북런던 하이로드의 한 카페 외벽에 장식된 자신의 벽화 앞에서 ‘찰칵 세리머니’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출처|토트넘 홋스퍼 페이스북
토트넘 팬들과 진짜 이별을 위해 런던을 방문한 손흥민이 10일(한국시간) 홈구장이 위치한 북런던 하이로드의 한 카페 외벽에 장식된 자신의 벽화 앞에서 활짝 웃고 있다. 사진출처|토트넘 홋스퍼 페이스북
토트넘 팬들과 진짜 이별을 위해 런던을 방문한 손흥민이 10일(한국시간) 홈구장이 위치한 북런던 하이로드의 한 카페 외벽에 장식된 자신의 벽화 하단에 기념 사인을 남기고 있다. 사진출처|토트넘 홋스퍼 페이스북
2015년 8월부터 10년 간 토트넘만을 위해 헌신한 영웅이 ‘진짜 이별’을 하러 온다는 소식에 모처럼 경기장은 활기가 넘쳤다. 그가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무대로 향한 뒤 사라졌던 태극기가 다시 걸렸고, 썰물처럼 빠졌던 한국팬들도 돌아왔다.
손흥민은 이날 슬라비아 프라하(체코)와 2025~2026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리그페이즈 6차전을 앞두고 4만7281명의 홈팬들과 특별한 만남을 가졌다. 이곳은 6만2850명을 수용하나 손흥민이 빠진 이번 시즌엔 4만석도 채우지 못할 때가 잦았다.
그래도 이날은 설렘과 흥분이 가득했다. ‘SON·7번’ 유니폼을 꺼내입은 팬들은 경기 킥오프 15분을 남기고 회색 코트를 입고 검은색 스카프를 두른 손흥민이 선수단 터널을 빠져나오자 기립박수를 치고 응원곡 ‘나이스원소니’를 열창하며 크게 반겼다.
눈물은 없었다. 한 번 감정이 복받친 듯 울컥했을 뿐, 손흥민은 살짝 떨리는 목소리였으나 담담하게 감사 메시지를 전했다. “절 잊지 않으셨길 바라요. 항상 감사합니다. 놀라운, 엄청난 10년을 보냈어요. 영원히 여러분과 함께 할 겁니다. 여긴 항상 제 집입니다. 결코 잊지 않을 겁니다. 늘 함께 해주세요.”
손흥민은 8월 토트넘과 프리시즌 아시아 투어 도중 이별한 뒤 친정팬들과의 만남을 손꼽아 고대해왔고 마침내 성사됐다. 또 다른 레전드 레들리 킹(은퇴)으로부터 클럽 상징인 수탉 모양의 황금색 트로피를 선물받은 손흥민은 사복 차림으로 자신을 기다리던 제임스 매디슨과 도미닉 솔란케를 꼭 안고 재회의 기쁨을 나눴다. 둘은 부상 회복 중이다. 이후엔 경기 출전을 위해 도열한 굴리엘모 비카리오 등 옛 동료들과 포옹하며 에너지를 전달했다.
‘늙은 캡틴’을 만난 토트넘도 신바람을 냈다. 3-0 완승을 거두면서 토너먼트 진출 가능성을 높였다. 특히 손흥민의 등번호를 물려받은 사비 시몬스(네덜란드)가 후반 34분 페널티킥(PK)으로 팀 3번째 골을 터트리며 ‘후계 구도’가 명확해지고 있음을 알렸다.
대승에 한껏 들뜬 라커룸에 들어간 손흥민은 후임 주장 크리스티안 로메로(아르헨티나)와 히샬리송(브라질), 벤 데이비스(웨일스) 등 친구들과 감정을 공유했는데 이벤트가 팬들과의 작별만은 아니었다. 토트넘은 영웅을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매치프로그램 책자는 그의 스토리를 특집으로 다뤘고, 팬들과 퀴즈도 손흥민 관련 내용으로 구성됐다.
하이라이트는 홈경기장이 위치한 하이로드의 토트넘 팬 명소 3포인트 카페 측면에 제작된 벽화 공개다. 과거 해리 케인(바이에른 뮌헨)과 레들리 킹 벽화를 디자인한 아티스트그룹 ‘머월스’가 그린 벽화는 고유의 ‘찰칵 세리머니’와 태극기를 두르고 유로파리그 우승 트로피를 번쩍 들어올린 이미지가 바탕이 됐다.
경기장 입장에 앞서 벽화를 보고 사인을 남긴 손흥민은 “특별한 기분이다. 유산이 사라지지 않고 토트넘에 영원히 남았으면 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토트넘은 벽화뿐 아니라 동상 설치까지도 검토 중이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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