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스경제=전시현 기자 | 투자은행 번스타인이 비트코인에 대한 중장기 ‘초강세’ 전망을 유지하며 내년 가격 목표를 15만달러로 제시했다. 최근 고점 대비 약 30% 조정이 진행됐지만,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에서 빠져나간 자금이 5%를 밑돌 정도로 제한적이어서 기관·장기투자자의 신뢰가 여전히 견고하다는 판단에서다.
번스타인은 9일(현지 시각) 보고서에서 “비트코인이 큰 폭의 조정을 겪고도 ETF 자금 유출이 크지 않았다”면서 “ETF를 통해 유입된 기관·장기 자금이 개인 투자자의 매도 물량을 상당 부분 흡수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보고서는 그동안 반감기를 기준으로 강세-폭락-침체가 반복됐던 ‘4년 주기’ 패턴이 기관 자금의 비중 확대와 함께 점차 약해지고 있으며, 더 긴 강세 국면으로 넘어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번스타인은 이에 따라 비트코인 목표가를 2026년 15만달러, 2027년 20만달러로 제시했고, 장기 시나리오로는 2033년 100만달러에 도달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놨다. 앞서 이 회사는 비트코인이 2025~2026년 사이 20만달러 안팎까지 오를 수 있다고 봤지만, 최근 조정과 사이클 변화를 반영해 정점 시점을 다소 뒤로 미뤘다는 설명이다. 다만 이 같은 가격 전망은 하나의 시나리오일 뿐이며, 규제·거시 환경 등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보고서도 함께 언급했다.
‘4년 주기 붕괴’ 논쟁에 힘을 싣는 목소리는 다른 곳에서도 나온다. 톰 리 펀드스트랫 공동창립자는 최근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열린 바이낸스 블록체인 위크에서 “향후 8주 안에 시장이 익숙한 4년 주기 공식을 벗어날 수 있다”면서 “ETF를 포함한 기관의 참여 확대와 토큰화 확산 등으로 이번 사이클은 과거와 다른 양상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현재 시장의 눈은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에 쏠려 있다. 금리 인하 시점과 폭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서, 비트코인 단기 흐름 역시 연준의 신호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습이다. 가상자산 정보 플랫폼 등에 따르면 10일 오전(한국 시각) 비트코인은 9만2000달러 안팎에서 거래되고 있으며, 최근 하루 기준으로는 2% 안팎 상승, 일주일 기준으로는 1% 미만의 소폭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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