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KDB미래전략연구소에 따르면 2035년 전 세계 비만 인구는 19억명에 이르고, 이로 인한 사회·경제적 손실은 4조 달러(약 5900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같은 기간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3%에 해당한다.
비만약이 경쟁적으로 개발되고 있으나 높은 가격은 비만 환자의 조기 치료 접근성을 낮추는 주된 요인으로 지적된다. 이에 비만 문제가 심각한 미국은 지난달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나서 노보 노디스크, 일라이 릴리와 미국 내 비만치료제 가격 인하에 합의한 바 있다.
노보 노디스크의 '위고비'는 월 1000~1350달러(147만~198만원)에서 350달러(51만원)로, 일라이 릴리의 '마운자로'는 월 1086달러(159만원)에서 346달러(50만원)로 가격이 크게 내려갈 예정이다. 백악관은 2년 뒤 평균 월 245달러(36만원) 수준까지 추가 인하될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에서는 내년 상반기부터 건강보험 급여 혜택이 적용될 전망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지난 4일 약제급여평가위원회에서 마운자로를 성인 제2형 당뇨 환자의 혈당 개선용 식이·운동요법 보조제로 쓸 때 급여를 적용하는 게 적정하다고 판단했다.
허양임 대한비만학회 언론홍보이사는 "건강보험 적용의 초기 비용만 보면 재정 부담이 커 보이지만 장기적으로는 합병증을 예방해 의료비 지출을 줄이는 효과가 크다"고 말했다.
투약 편의성과 함께 가격 경쟁력은 향후 비만치료제 시장을 주도하는 핵심 키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일라이 릴리는 연내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비만 신약 '오포글리프론'의 허가를 신청할 방침이다. 오포글리프론은 경구용 GLP-1 수용체 작용제로 '먹는 마운자로'로 불린다. 골드만삭스는 오포글리프론 가격을 월 400달러(약 59만원) 수준으로 예상한다. 노보 노디스크도 내년 시판을 목표로 하루에 한 알 먹는 비만약을 개발 중이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기존 제품들과 동일한 체중 감량 효과를 보유하면서도 가격이 낮아야 안정적인 시장 진입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윤택 제약산업전략연구원장은 "투약이나 복약 효율성·편의성 제고와 함께 가격 경쟁력이 시장 점유율 확보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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