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이찬희 기자 dl1740310@
10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이달초 글로벌 경쟁력 제고에 방점을 둔 2026년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이번 조직개편에서 SK하이닉스가 가장 무게감을 두고 있는 곳은 단연 미국이다. SK하이닉스는 우선 미국과 중국, 일본 등 주요 글로벌 거점 국가에 '글로벌 AI 리서치 센터'를 신설한다. SK하이닉스는 해당 조직을 통해 컴퓨팅 시스템 아키텍처 연구하고 글로벌 빅테크들과의 협력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특히 미국 AI 리서치 센터의 경우 글로벌 전문가급 인재를 영입해 연구 역량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글로벌 인프라' 조직도 신설한다. 이는 미국 인디애나 어드밴스드 패키징 팹 구축을 본격화하고 생산 경쟁력을 끌어올리고자 하기 위함이다. 글로벌 경영 환경 및 지정학적 이슈를 심층 분석하고 AI와 반도체 중심의 전략 솔루션을 제시할 '매크로 리서치 센터'도 만들기로 했다.
HBM 경쟁력을 강화할 조직도 만든다. SK하이닉스는 이가운데 미주 지역에 HBM 전담 기술 조직을 신설해 주요 고객사들에 대한 신속한 기술 지원 등을 통해 1등 자리를 굳혀나가겠다는 계획이다.
SK하이닉스가 이처럼 미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시장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AI 시대 핵심이기 때문이다. 반도체 산업 자체가 글로벌 시장을 기반으로 움직이는 데다 미국은 엔비디아 등 주요 고객사인 빅테크사들이 한데 모여 있는 곳이다.
결국 미국 시장이 주요 승부처가 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SK하이닉스가 직접 미국 시장을 연구하고 고객사들과의 협력을 강구하고자 해당 지역에 리서치 센터를 뿌리내리고 HBM 전담 조직으로 즉각적인 고객 대응 체계를 갖추고자 하는 배경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얼마 전 SK하이닉스의 미국 법인인 SK하이닉스 아메리카 회장으로 이름을 올린 것도 이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미국은 빅테크 주요 고객사들이 있는 시장으로 최 회장이 직접 챙기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실제 SK하이닉스 아메리카는 수익성에도 많은 기여를 하고 있다. SK하이닉스가 금융감독원에 공시한 분기보고서를 살펴보면 SK하이닉스 아메리카는 올해 3분기 기준 40조627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21조1583억원)대비 2배 가량 증가한 수준이며 전분기(24조7493억원) 대비로도 61.9% 늘었다. 반도체 암흑기였던 2023년 연간 매출액(12조5418억원)과 비교하면 무려 3배 이상 뛰었다.
미국 기업인 구글도 내부에서만 활용하던 자체 개발한 AI 칩 텐서처리장치(TPU)를 외부 공급까지 검토하기로 하면서 AI 반도체 시장은 더욱 확장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상황이다. TPU에도 HBM이 탑재되는 만큼 시장이 커질수록 HBM을 공급하는 SK하이닉스, 삼성전자와 같은 국내 반도체 기업 입장에게는 반가운 소식이다.
SK하이닉스는 이번 조직개편과 관련해 "2024년, 2025년 연속으로 HBM 글로벌 1위를 유지한 SK하이닉스는 AI 메모리 시장의 새로운 표준을 제시해왔다"며 "이번 조직개편을 통해 글로벌 AI 시대를 선도하기 위한 기반을 강화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 체계를 더욱 공고히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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