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C는 폐플라스틱을 원료화하기 위해 가공하는 역할을 담당할 예정이다. 이 시설이 완공되면 SK케미칼은 화학적 재활용 소재 생산을 넘어 폐플라스틱 소싱까지 아우르는 밸류체인을 확보하게 된다. SK케미칼은 해중합 등 화학적 재활용 사업을 추진하는 국내 화학 기업이 폐플라스틱 소싱 설비를 갖춘 법인을 구축하는 것은 SK케미칼이 최초라고 전했다.
양사는 커린러가 중국 산시성 웨이난시에 보유한 4000평 규모 유휴 부지에 폐기물 공정을 거쳐 재활용 원료를 생산하는 프로세스를 구축할 예정이다. 커린러는 현지에서 10년 간 플라스틱 재활용 사업을 영위해온 기업이다. 현지 네트워크를 활용해 원료를 조달하고 SK케미칼의 기술력으로 전처리 후 재활용 원료인 PET 펠릿을 생산한다.
FIC는 페트병을 원료로 하는 기계적 재활용 업체와 달리, 사용을 다하고 버려지는 이불과 페트병 분쇄과정에서 발생하는 미세입자(미분)를 화학적 재활용의 원료로 만들어내는 시설로 지어질 예정이다. 초기 약 1만6000톤의 재활용 원료 생산을 시작으로, 연 3만2000톤 규모로 확대하여 SK산터우에 필요한 원료 대부분을 공급할 계획이다.
SK케미칼측은 FIC 설립이 안정적 원료 수급과 원가 경쟁력 확보 측면에서 순환 재활용 플라스틱 사업의 경쟁력과 안정성을 대폭 확장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고 밝혔다. 순환 재활용 플라스틱 사업은 SK케미칼이 미래 성장 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는 사업이다.
업계는 재활용 소재 사용을 의무화하는 글로벌 규제 강화 등으로 폐플라스틱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며 가격 상승과 수급 불안정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질 것으로 예상한다. SK케미칼은 해중합 기술 기반의 순환 재활용 사업을 추진중이다. 이 사업은 폐플라스틱을 분자 단위로 분해해 다시 플라스틱을 생산하는 형태로, 낮은 가격에 안정적으로 폐플라스틱을 확보할 수 있다.
통상 재활용 플라스틱 생산업체들은 원료로 다시 쓸 수 있게 만든 폐플라스틱은 피드스탁을 외부해서 구매하는 방식으로 조달하고 있다. 때문에 수급 상황이나 시황 등에 따라 가격 변동성과 공급 불안정성에 노출 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자체 폐플라스틱 수급 체계 구축은 원료 수급의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동시에 원가 경쟁력을 한층 높이는 효과로 이어질 전망이다. FIC에서 주로 다룰 원료는 기존에 재활용 원료로 쓰기 어려워 소각되던 것으로, 재활용이 용이한 투명 PET병 대비 저가로 수급이 가능하다. SK케미칼측은 FIC가 본격적으로 가동되면 순환 재활용 사업에 필요한 원료 공급 안정성을 확보함과 동시에, 폐플라스틱 원자재 비용을 약 20% 가량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해중합 기반 재활용 공정은 폐플라스틱을 물리적으로 파쇄해 다시 사용하는 방식과 달리 버려진 폐기물을 분자 단위까지 되돌리므로 품질 저하 없이 반복 재활용이 가능하다. 위생적 문제에서도 물리적 재활용보다 우수하다. 더불어 소각되거나 매립되어왔던 폐이불을 다시 사용하는 폐기물 절감 효과도 기대 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섬유, 솜, 유색 PET 병 등 재활용이 어려운 폐기물도 자원화가 가능하다.
안재현 SK케미칼 사장은 "FIC를 통해 해중합과 소재 생산에 이어 원료 확보까지 이어지는 완결적 리사이클 밸류체인을 확보하게 됐다"며 "재활용이 어려웠던 폐이불 등을 자원화 해 확보한 가격 경쟁력은 석유 기반 소재 대비 높게 형성된 재활용 플라스틱의 가격 장벽을 허무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Copyright ⓒ 아주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