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은정 지검장은 지난 9일 자신의 SNS를 통해 “마약 밀수범들은 말레이시아어로 백 경정 등 경찰 앞에서 거짓말을 거침없이 모의하는 것이 영상으로 찍혀 있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임 지검장은 “백 경정님의 국회 증언에 따르더라도 세관 연루 의혹의 증거가 마약 밀수범들의 경찰 진술과 마약 밀수범들의 현장 검증에서의 진술이 전부였다”며 “마약 밀수범들의 말은 경찰 조사 중 이미 오락가락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마약 밀수범들의 거짓말에 속아 수사 타깃이 마약 밀수 조직에서 세관 직원으로 전환됐고, 마약 수사의 한 축인 세관 직원들은 마약 밀수 공범으로 몰려 2년 넘도록 수사를 받느라 마약 수사에 전념하지 못해 개인과 국가 차원에서 모두 피해가 컸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세관 연루 의혹 이외에도 백 경정이 제기한 의혹이 많아 제대로 수사해 주기를 기대하고 있다”면서도 “백 경정이 2023년 인천공항 실황 조사 영상에서 확인되는 것과 같은 실수와 잘못을 범하지 않도록 기록을 꼼꼼히 살펴보겠다”고 부연했다.
특히 임 지검장은 “지난 10월 제 사무실에서 제가 내부고발을 고민하는 분들에게 늘 해오는 충고를 백 경정님에게도 드렸다”며 “느낌과 추측을 사실과 구분해 말씀하셔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서울동부지검 합동수사단은 백 경정이 폭로한 ‘세관 마약 수사 외압 의혹’을 ‘사실무근’이라고 판단하고 세관 직원 등에 대해 무혐의 처분했다고 발표했다.
세관 마약 수사 외압 의혹은 2023년 1월 세관 직원들이 말레이시아 국적의 마약 밀수 조직과 결탁해 필로폰 약 24㎏을 세관 검색대에서 눈속임 방식으로 통과시켰다는 내용이다.
합수단은 ‘경찰 인천공항 실황 조사 영상에서 밀수범 간 말레이시아어로 여러 차례 허위 진술을 종용하는 장면을 확인한 점’, ‘밀수범들의 세관 관련 진술이 객관적인 사실과 모순되고 핵심적인 내용이 계속 변경되는 점’ 등을 무혐의 처분 사유로 언급했다.
또한 경찰청과 관세청 지휘부가 수사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세관 직원들의 마약밀수 가담 행위 자체가 인정되지 않아 외압을 행사할 동기나 필요성이 없었고, 실제 대통령실의 개입이나 관여 사실이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백 경정은 합수단의 결과 발표에 대해 과거 수사 검사들을 피의자로 입건하겠다고 밝히며 즉각 반발했다.
백 경정은 “세관이 말레이시아 마약 조직 필로폰 밀수에 가담한 정황 증거는 차고 넘친다”며 “검찰 사건기록 상으로도 충분히 소명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검찰이 마약 조직의 마약 밀수 사업에 세관이 가담한 사실을 인지하고 사건을 덮고, 오히려 밀수를 방조한 정황도 기록상 여러 군데 드러난다”며 “동부지검 사건과에 검찰 및 관세청 등 6곳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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