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사용하는 물컵에서 어느 날 문득 불쾌한 비린내가 느껴질 때가 있다. 분명 주방 세제로 깨끗이 씻었는데도, 물을 마시려 컵을 입에 대는 순간 코끝을 스치는 비릿한 냄새 탓에 미간이 찌푸려진다. 특히 달걀이나 우유를 담았던 컵은 냄새가 더욱 지독하게 남는다. 아무리 씻어도 지워지지 않는 컵 속 물 비린내, 집 안에 있는 재료들로 말끔하게 해결할 수 있다.
1. 세제보다 강력한 '치약'의 미세 알갱이
컵에서 나는 퀴퀴한 냄새의 원인은 눈에 보이지 않는 '물때'와 '세균막'이다. 일반 주방 세제로는 이 끈적한 막이 완벽하게 닦이지 않아 비린내가 남는 경우가 잦다. 이때는 욕실에 있는 치약이 훌륭한 해결책이 된다.
컵 안쪽에 치약을 조금 짠 뒤, 수세미나 못 쓰는 칫솔로 구석구석 문지르고 물로 깨끗이 헹궈내면 된다. 원리는 치약 속에 들어있는 미세한 알갱이 성분에 있다. 이 알갱이가 유리나 도기 표면에 달라붙은 찌든 때를 물리적으로 긁어내고, 냄새를 유발하는 입자까지 함께 씻어내는 덕분이다. 헹굴 때는 치약 잔여물이 남지 않도록 여러 번 씻어내야 상쾌함만 남길 수 있다.
2. 냄새 잡고 살균까지, '식초'의 산성 효과
입에 닿는 식기에 치약을 쓰는 것이 꺼려진다면 '식초'를 쓰면 된다. 물 비린내는 주로 알칼리성 성질을 띠는데, 강한 산성인 식초가 이를 중화시켜 냄새의 근본 원인을 없애준다. 큰 그릇에 뜨거운 물을 받고 식초를 한두 숟가락 섞는다. 여기에 냄새나는 컵을 20~30분 정도 푹 담가두면 살균 효과와 함께 악취가 사라진다.
더 빠른 효과를 원한다면 전자레인지를 이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컵에 물을 채우고 식초를 약간 섞은 뒤, 전자레인지에 넣고 1분가량 돌려준다. 식초 물이 끓으면서 생긴 뜨거운 증기가 컵 내부 구석구석 침투해 냄새 입자를 확실하게 잡아준다. 단, 금속 장식이 있거나 내열 유리가 아닌 컵은 깨질 위험이 있으므로 전자레인지 사용이 가능한지 먼저 확인해야 한다.
3. 천연 수세미 역할 '굵은 소금'
집에 있는 굵은 소금도 훌륭한 천연 세척제가 된다. 굵은 소금의 거친 입자는 틈새에 낀 때를 벗겨내는 물리적 효과와 냄새를 흡착하는 화학적 효과를 동시에 낸다. 먼저 컵에 굵은 소금 한 숟가락을 넣고, 소금이 다 녹지 않을 정도로 물을 아주 조금만 붓는다. 이 상태로 고무장갑 낀 손이나 수세미로 컵 내부를 문지르면, 소금 알갱이가 마치 스크럽같은 역할을 해 벽면에 붙은 이물질과 물때를 말끔히 긁어낸다.
손이 바닥까지 닿지 않는 텀블러나 병 입구가 좁은 컵을 씻을 때도 소금만 한 것이 없다. 이때는 문지르는 대신 '흔들기'가 답이다. 소금 한 숟가락과 물을 약간 넣은 뒤, 뚜껑이나 손으로 입구를 막고 위아래로 강하게 흔들어준다. 텀블러 안에서 거칠게 돌아다니는 굵은 소금들이 솔이 닿지 않는 사각지대의 찌든 때까지 부딪쳐 떼어낸다. 세척 후에는 소금기가 남지 않도록 흐르는 물에 꼼꼼히 헹궈내면 비린내 없이 개운한 상태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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