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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의 엘리자베스 테일러’라 불리며 1960~70년대 한국 영화계의 황금기를 이끈 ‘대배우’ 김지미(김명자)가 10일(현지시간) 미국에서 향년 85세로 세상을 떠났다.
영화계에 따르면 김지미는최근 대상포진으로 고생을 한 뒤에 몸이 약해지면서 10일 미국 LA에서 세상을 떠났다
. 김지미의 별세 소식에 영화계 인사들은 “한국 영화의 살아있는 역사가 사라졌다”며 깊은 슬픔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고인의 빈소와 장례 일정은 한국영화인총연합회 주관의 영화인장으로 준비되는 대로 추후 공개될 예정이다.
1940년 충남 대덕군에서 태어난 고인은 충무로의 역사와 궤를 같이 해왔다. 1957년 김기영 감독의 영화 ‘황혼열차’로 화려하게 데뷔한 그는 단숨에 당대 최고의 스타로 발돋움했다. 압도적인 미모와 카리스마, 섬세한 연기력으로 ‘한국의 엘리자베스 테일러’라 불리며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다.
이후 ‘토지’(1974), ‘육체의 약속’(1975), ‘화녀 82’(1982), ‘비구니’(1984), ‘길소뜸’(1985) 등 수많은 거장의 작품에서 주연을 맡아 열연했으며, 평생 출연한 작품은 700여 편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인은 단순히 카메라 앞에서 연기하는 배우에 머무르지 않았다. 1980년대 중반 ‘지미필름’을 설립해 영화 제작에 직접 뛰어들었으며, ‘티켓’ 등 화제작을 선보이며 제작자로서도 역량을 과시했다.
또한, 한국영화인총연합회(현 한국영화인협회) 이사장을 역임하고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는 등 한국 영화계의 발전과 권익 향상을 위해 행정가로서도 헌신했다. 2010년에는 한국 영화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영화인 명예의 전당’에 ‘화려한 여배우’라는 이름으로 헌액되었다.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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