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 수술을 앞두고 있거나 막 끝낸 환우들이 가장 공포스러워하는 단어가 있다. 바로 림프부종이다. "수술한 쪽 팔이 코끼리 다리처럼 붓는다더라", "평생 무거운 건 들지도 못한다더라" 하는 이야기들을 들으면 덜컥 겁이 난다.
수술이나 방사선 치료 등으로 림프절이 손상되면 림프액 흐름이 막혀 팔이나 손이 붓는 부종이 생길 수 있다. 한 번 생기면 완치가 어렵고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리기 때문에 예방과 조기 발견 후 조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림프부종을 막을 방법은 없을까?
내 팔의 신호, '무거움'을 놓치지 말라
림프부종은 어느 날 갑자기 팔이 풍선처럼 부풀어 오르는 것이 아니다. 붓기 전에 반드시 '전조 증상'이 온다. 팔이 묵직하거나 조이는 느낌, 반지를 꼈을 때 평소보다 꽉 끼는 느낌, 피부 감각이 무뎌지거나 저린 느낌이 든다면 림프부종의 초기 신호일 수 있다.
이때 바로 병원을 찾아 재활 치료를 시작하면 심한 부종으로 진행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눈에 보이는 붓기가 없더라도 느낌이 다르다면 예민하게 반응해야 한다.
일상 속 '금지 사항'을 기억하라
림프부종 예방의 핵심은 림프액 흐름을 원활하게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수술한 쪽 팔에는 몇 가지 철칙을 지켜야 한다.
▷ 상처와 감염 주의: 림프계가 손상된 팔은 세균 감염에 취약하다. 작은 상처가 봉와직염으로 이어져 부종을 악화시킬 수 있다. 채혈, 주사, 혈압 측정은 반드시 건강한 쪽 팔로 해야 한다. 설거지나 청소를 할 때는 고무장갑을 끼고, 야외 활동 시에는 긴 소매 옷을 입어 벌레 물림이나 자외선을 차단하는 것이 좋다.
▷ 피부는 촉촉하게 유지: 피부가 건조해 갈라지면 세균이 침투하기 쉽다. 보습제를 꼼꼼히 발라 피부 장벽을 튼튼하게 유지해야 한다.
▷ 압박 금지: 꽉 끼는 옷, 시계, 반지는 림프액 흐름을 방해한다. 무거운 가방을 매는 것도 피해야 한다.
끊임없이 움직여라(운동의 중요성)
과거에는 림프부종이 생길까 봐 무조건 팔을 아끼고 쓰지 말라고 했지만, 최근에는 다른 의학적 조언도 많다. 적절한 근력 운동과 스트레칭은 근육의 펌프 작용을 도와 림프액 순환을 촉진한다. 수술 직후에는 가벼운 스트레칭부터 시작하고, 이후 의료진의 가이드에 따라 점진적으로 운동 강도를 높여야 한다.
단, 운동 중이나 후에 팔이 붓거나 열감이 느껴진다면 즉시 중단하고 휴식을 취해야 한다. 비행기 여행 등 기압 차이가 큰 환경에 노출될 때는 예방적 차원에서 압박 스타킹을 착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림프부종은 평생 친구처럼 달래며 관리해야 하는 증상이다. 두려움에 갇혀 아무것도 하지 않기보다는, 내 몸의 변화를 꼼꼼히 살피고 올바른 생활 습관을 들이는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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