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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패션이 K화장품(뷰티)·식품에 이어 또 하나의 ‘K수출 동력’으로 도약에 나선다. 최근 K콘텐츠 인기에 힘입어 글로벌 ‘젠지’(GenZ) 세대에 빠르게 침투하고 있는 모습이다.
9일 국가데이터처(옛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 해외직접판매(외국인이 국내 쇼핑몰에서 직접 구매) 중 의류 및 패션 관련 상품 판매액은 3545억원을 기록하며 전년(3177억원) 대비 12% 성장했다. 2014년 1743억원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10년 만에 약 103.4% 성장한 셈이다. 아직 절대적인 규모가 화장품(9912억원)에 비해 크진 않지만, 최근 성장세가 가파르다.
최근 K패션은 신진 브랜드 중심으로 신선한 이미지와 디자인을 내세우며, 초반부터 글로벌 진출 시도가 늘고 있다. 무신사 같은 패션 플랫폼도 올해 중국 시장에 인디 브랜드들과 연합체를 구축해 함께 진출하는 방식으로 승부수를 걸었다. 최근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 사이에서도 “글로벌에서 해볼 만하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K패션은 섬유 소재 생산부터 디자인 기획, 의류 제조능력(OEM·ODM) 등을 모두 갖춰, 기본 경쟁력 자체가 탄탄하단 평가다. 다만, 아직까지 패션에 대한 산업적인 인식이 저조해 관련 법·제도가 부재한데다 글로벌 진출 지원, 지식재산권 보호, 전문 인력 양성, 산업 통계 구축 등 인프라가 미비하단 점은 숙제로 꼽힌다.
실제 K패션을 총괄하는 근거법 자체가 없어 전통적인 섬유·제조 중심의 개별 육성책만 흩어져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에 패션을 문화·콘텐츠 산업으로 규정하는 법적 틀이 없다보니 K패션의 해외 진출 지원 자체가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단 지적이다.
성래은 한국패션협회장(영원무역홀딩스 대표)은 “K패션은 이미 디자인, 제조능력, 가격 경쟁력 등 다양한 측면에서 글로벌 시장을 사로잡을 만반의 준비가 돼 있다”며 “K패션이 K문화의 중심축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수 있도록 정책·제도적 지원을 추진해야 하는 골든타임이 왔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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