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조진웅이 연예계 은퇴를 전격 선언한 가운데, 드라마 제작사와의 위약금 문제가 새로운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그가 출연한 tvN '두 번째 시그널'의 편성 불확실성과 맞물려 배상 규모가 최대 100억 원에 이를 것이라는 업계 전망이 나왔다.
지난 5일 조진웅은 고교 시절 소년범 전력 의혹이 제기되며 논란의 중심에 섰다. 소속사는 다음날 "배우 본인에게 확인한 결과 미성년 시절 잘못된 행동이 있었음을 확인했다"며 의혹의 일부를 사실로 인정했다. 이후 조진웅은 자필 입장문을 통해 "모든 질책을 겸허히 수용하며 오늘부로 활동을 중단하고 배우로서의 길에 마침표를 찍겠다"고 밝히며 전격 은퇴 의사를 표명했다.
문제는 이미 촬영을 마친 '두 번째 시그널'의 처리 방안이다. 2016년 방영돼 시청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던 '시그널'의 속편으로 기획된 이 작품은 tvN 개국 20주년 기념작으로 내년 상반기 방영을 목표로 했다. 김은희 작가와 김혜수, 이제훈, 조진웅 등 전편 출연진이 모두 합류해 팬들의 기대를 모았으나, 이번 사태로 편성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9일 업계에 따르면 tvN이 조진웅과 그의 소속사를 상대로 계약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할 경우, 위약금 규모가 100억 원에 달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방송 관계자는 "계약서 내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품위 유지 의무 위반에 대한 귀책사유가 인정된다면 상당한 금액의 배상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드라마 출연 계약에는 통상적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품위 유지 의무를 위반할 경우 위약벌 조항이 명시돼 있다. 주연급 배우의 경우 회당 출연료가 억 단위로 책정되는 만큼, 8부작 규모인 '두 번째 시그널'의 위약금은 출연료의 배액 수준인 수십억 원 이상으로 산정될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재촬영 비용이나 편성 변경에 따른 추가 손실까지 고려하면 배상 규모는 더욱 커질 수 있다.
tvN 측은 현재 "드라마는 후반 작업 중이며, 논란의 추이를 지켜본 후 편성 등의 방향을 결정할 예정"이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만약 방송이 예정대로 진행된다면 별도의 법적 절차 없이 마무리될 가능성도 있지만, 여론의 반응과 광고 유치 등 현실적인 문제를 고려할 때 최종 결정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올해 7월 발표한 개정 '대중문화예술인 방송 출연 표준 계약서'에서는 출연자로 인한 손해 발생 범위가 확대되고 구체화됐으며, 소속사의 책임도 대폭 강화됐다. 이에 따라 조진웅뿐 아니라 소속사도 법적 책임을 함께 부담해야 할 상황에 놓일 수 있다.
한편 조진웅의 은퇴 선언을 둘러싸고 사회 각계에서는 비판과 옹호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일부에서는 과거 비행에 대해 이미 처벌을 받았고 이후 모범적으로 살아온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는 반면, 대중적 영향력이 큰 연예인의 도덕성 문제는 엄중히 다뤄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조진웅은 1999년 연극 무대를 통해 배우로 데뷔한 후 영화와 드라마를 오가며 연기파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범죄와의 전쟁', '명량', '암살', '남산의 부장들' 등 수많은 작품에서 존재감 있는 연기를 선보이며 대중의 사랑을 받았으나, 이번 논란으로 연예계 생활에 종지부를 찍게 됐다.
향후 방송사의 최종 결정과 법적 대응 여부에 따라 조진웅이 부담해야 할 금전적 책임의 규모가 확정될 전망이다. 제작진과 출연진의 노력이 담긴 작품의 운명과 함께, 배우 개인의 과거 행적이 불러온 파장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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