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검 TF 안 회장·쌍방울 전 임원들 구속영장 청구에 의혹 부인
(수원=연합뉴스) 이영주 기자 = 김성태 전 쌍방울 그룹 회장이 9일 안부수 아태평화교류협회장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 "안 회장 진술을 회유하지 않았다"며 부인했다.
이날 오후 김 전 회장은 수원고법 형사2-2부(김종우 박광서 김민기 고법판사)에서 진행된 자신의 뇌물공여 및 외국환거래법 위반 등 혐의 사건 항소심 공판을 마친 뒤 취재진을 만나 이같이 밝혔다.
그는 쌍방울 측이 안 회장을 재판 증인으로 매수하고 진술을 번복하도록 하기 위해 그의 변호사비를 대납하고 안 회장 딸에게 오피스텔을 제공해줬다는 의혹에 대해 "나는 그 당시 구속된 상태였기 때문에 잘 알지도 못한다"면서도 당시 사정에 관해 설명했다.
김 전 회장은 "안 회장은 쌍방울 계열사인 나노스 사내이사였는데 그가 (대북송금 관련 수사로) 구속되면서 그때 회사가 제공하던 사택을 빼버렸다. 그 바람에 딸이 오갈 데 없어져 오피스텔이 제공된 것"이라며 "딸이 몸도 아프다고 했고 당시 방용철(전 쌍방울 부회장)과 형·동생 하던 사이고 동료였다. 인간적으로 (그 정도는) 해줘야 하는 거 아니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안부수 진술을 회유할 것도 없다"며 "그가 진술을 번복한 것도 크게 없다. 처음에 쌍방울 사업 때문에 북한에 돈을 보냈다고 말한 건데 쌍방울 회삿돈은 하나도 가지 않았다. 다 내 돈(사비)으로 보낸 것"이라고 주장했다.
안 회장은 2022년 처음 구속됐을 당시 검찰 조사에서 '쌍방울이 북한 측에 제공했다는 800만 달러는 쌍방울 사업을 위한 돈'이라고 진술했다가, 이후 '경기도와 이재명 당시 도지사의 방북을 위한 돈'이라고 말을 바꿨다.
앞서 안 회장에 대한 쌍방울의 진술 회유 의혹은 지난해 제기된 바 있다.
지난해 6월 더불어민주당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회(대책위)는 "쌍방울 임원은 '윗선의 지시를 받고 회삿돈으로 서울 송파구 소재 오피스텔을 구해줬다'고 실토했으며, 해당 오피스텔에서 안 회장의 딸이 실제로 거주 중인 사실이 파악됐다고 한다"며 "안 전 회장이 주택을 제공받은 이후 기존 진술을 뒤집었다는 이른바 증인매수 의혹이 언론에 보도됐다"고 주장했다.
당시 수원지검은 이에 대해 "안부수는 2019년부터 쌍방울 관계사 사내이사다. 회사 임원에 대한 급여 및 사택 제공 등에 관해 검찰은 일체 관여한 바 없다"고 반박한 바 있는데, 최근 서울고검의 수사로 이 의혹이 다시 불거졌다.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수사와 관련해 이화영 전 평화부지사의 '연어·술파티 회유 의혹' 주장을 조사 중인 서울고검 인권 침해점검 태스크포스(TF)는 지난 5일 안 회장에게 제공된 금품과 관련해 방 전 부회장과 박모 전 쌍방울 이사, 안 회장 등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서울고검은 쌍방울 측이 안 회장을 매수하기 위해 안 회장과 가족에게 각종 편의를 제공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방 전 부회장에는 업무상 횡령·배임, 박 전 이사에는 업무상 횡령·배임과 위계공무집행방해, 안 회장에는 횡령·배임 혐의가 각각 적용됐다.
이들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는 10일 오전 10시 10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다.
young86@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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