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판매 감소에 직면한 테슬라는 로봇과 자율주행 기술에 집중하고 있다. 그러나 로봇 분야에서도 문제에 부딪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미국 마이애미 아트 위크에서 열린 시연 행사에서 테슬라 로봇 중 하나가 뒤로 넘어지는 황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건은 머스크가 2026년에 로봇 100만 대 생산을 꿈꾸는 것과 대비해 테슬라의 현실이 얼마나 괴리가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테슬라의 판매 실적은 여전히 전 세계에서 화제가 되고 있지만, 그 이유는 뛰어난 성과 때문이 아니다. 오히려 많은 지역에서 시장 점유율이 줄어들고 있으며, 더 발 빠른 경쟁사들이 고객을 빼앗아 가고 있다.
이런 상황은 일론 머스크가 테슬라의 중심 전략을 다시 조정하게 만들었고, 그는 테슬라가 더 이상 자동차 제조사가 아니라 인공지능(AI) 기업이라고 주장하기 시작했다.
옵티머스 로봇은 현재 테슬라가 개발 중인 제품 중 가장 중요한 프로젝트로 간주되지만, 아직 본격적인 상용화와는 거리가 있다. 테슬라는 최근 다양한 행사에서 옵티머스를 선보이고 있으며, 일부 전시장에서 전시 중이다. 테슬라는 자동차와 로봇이 FSD 소프트웨어 기반의 동일한 엔드투엔드 AI로 구동되기를 원하고 있다.
테슬라 FSD는 지난 2년 동안 크게 발전했지만, 아직 레벨 4 또는 레벨 5 자율주행 시스템으로 인증받지 못했다. 많은 운전자가 매일같이 사용하지만, 이는 두 발로 걷는 로봇에는 그대로 적용되지 않는다. 테슬라는 옵티머스를 지능적인 동반자로 보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여전히 대부분의 동작은 원격 조작(teleoperation)에 의존하고 있다.
이 점은 이번에 마이애미 아트 위크에서 열린 자율주행 기술의 미래 체험 전시인 ‘The Future of Autonomy Visualized’ 행사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옵티머스는 참석자들에게 생수병을 건네는 역할을 맡았지만, 소셜미디어에 공유된 영상에서는 로봇이 테이블에 손을 부딪힌 뒤 어딘가 어색한 동작을 따라 하고, 마치 VR 헤드셋을 벗는 듯한 움직임 후 그대로 뒤로 넘어지는 모습이 담겨 있다.
특히 옵티머스가 자세를 스스로 유지하는 기능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왜 이런 실패가 발생했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그러나 해당 동작이 원격 조작 중이라는 사실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었다.
실제로는 사람이 헤드셋을 벗는 동작을 했고, 로봇은 그 동작을 그대로 따라 한 것에 불과했던 것이다. 그러나 정작 사람들을 더욱 놀라게 한 점은 원격 조작 자체가 아니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로봇이 스스로 균형을 유지하지 못하고 쓰러졌다는 점이었다.
이 사건은 테슬라와 일론 머스크 비판자들 사이에서 비판의 불씨가 됐다. 테슬라가 인간의 개입 없이 일반적인 상황에서 작동할 수 있는 완전한 옵티머스 로봇과는 여전히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머스크는 여러 차례(최근에는 테슬라 다이너 개장 당시) 옵티머스가 원격 조작된다는 사실을 인정했지만, 다른 자리에서는 옵티머스가 AI 제어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여기에는 영화배우 자레드 레토와 함께 ‘트론’ 시사회에서 선보인 쿵후 동작 시연도 포함된다.
머스크는 테슬라가 2026년에 연간 100만 대를 생산할 수 있는 로봇 생산 라인을 준비 중이며, 로봇이 테슬라의 생산 라인에 투입될 것이라고 선언한 바 있다.
그러나 옵티머스가 물병 하나 건네는 작업조차 원격 조작이 필요한 수준이라면, 가까운 시일 내 공장에서 독립적으로 작업할 수 있다는 기대는 포기해야 할지도 모른다. 테슬라가 로봇 수백만 대를 생산할 수는 있겠지만, 그 로봇들 모두에 원격 조작 인력이 필요하다면 차라리 사람을 더 고용하는 것이 나을 것이라는 비판까지 나온다.
더드라이브 / 조윤주 기자 auto@thedriv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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