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스경제=김유진 기자 | 대신증권이 연달아 유상증자에 나서며 IB(기업금융) 역량 확대를 위한 자본 확충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신증권은 전날 500억 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상환전환우선주(RCPS) 459만4530주를 발행할 예정이며, 조달 자금은 운영자금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인수자는 뉴마레제십이차가 선정됐다.
이는 지난달 20일 3350억 원 규모의 RCPS 발행에 이은 연속 증자다. 불과 한 달도 안 되는 사이 총 3850억 원의 자본을 확충한 셈이다. 당시 에스에이치유동화제일차, 일진글로벌홀딩스, 건덕상사 등이 인수자로 참여했다.
대신증권의 잇따른 증자는 IB 비즈니스 확대를 위한 자본력 보강 차원으로 풀이된다. 대신증권은 지난해 말 국내 10번째 종투사로 선정된 이후 IB 경쟁력 강화에 본격 나섰다. 종투사 지정으로 기업 신용공여 한도가 100%에서 200%로 늘어났고,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 사업도 가능해지면서 IB 확장의 토대가 마련됐다.
올해는 조직 강화에 집중했다. 올해 초 M&A·인수금융 전담 부서를 신설했으며, 지난달에는 IB부문을 IB총괄로 격상하고 박성준 IB부문장을 IB총괄(부사장)로 선임했다. 기존 1부문 5담당 체제에서 1총괄 3부문 3담당 체제로 재편하며 조직 확대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실적도 뒷받침되고 있다. 대신증권은 올해 한텍, 지에프씨생명과학 등의 기업공개(IPO)를 성공적으로 지원했다. 또한 OCI, HS효성첨단소재, LG에너지솔루션,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SK에코플랜트, HD현대건설기계 등 주요 대기업의 채권 발행을 주관했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이번 유상증자는) 종투사 지위를 활용해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전략"이라며 "기업 신용공여와 인수금융 등 IB 전반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자본 확충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대신증권의 자본 확충 움직임은 최근 업계 전반의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증권업계는 자본이 경쟁력의 기준이 되면서 대형사 중심으로 재편되는 추세"라며 "사업 영역을 넓히기 위해 대부분의 증권사가 어떻게든 몸집을 불리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3분기 말 기준 대신증권의 별도 자기자본은 3조7300억 원이다. 이번 증자로 초대형IB의 필수 요건인 자기자본 4조원 달성이 가시화됐다. 업계에서는 대신증권이 2년 뒤 초대형IB 인가를 신청하고 발행어음 사업에 진출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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