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백연식 기자]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스페이스X의 위성 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가 한국에 상륙, 기업용(B2B)서비스와 가정용(B2C) 서비스가 동시에 시작됐다. 그러나 항공·해운 등 기존 지상망이 닿지 않는 B2B 시장의 반응은 뜨거운 반면, 가정용인 B2C는 비싼 가격과 상대적으로 느린 속도로 관심이 떨어지며 온도차가 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스타링크는 8000여개의 저궤도(고도 약 550km) 위성을 활용한 초고속 위성 인터넷 서비스다. 선박, 우주·항공, 사막·밀림 등 어디서든 연결이 가능하기 때문에 확장성과 범용성에 장점이 있다.
9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가정용인 B2C의 경우, 스타링크코리아가 직접 서비스한다. 하지만 국내 이동통신3사와 달리 가격이 비싸고 속도가 느리다는 단점이 있다. 스타링크의 가정용 요금제는 월 8만7000원에 데이터 용량은 무제한이다. 안테나·공유기 등 서비스 이용에 필요한 장비는 55만원을 내고 별도로 구매해야 한다. 또 스타링크가 공개한 인터넷 속도는 다운로드 시 135Mbps, 업로드 시 40Mbps다. 국내 통신 3사의 LTE 평균 다운로드 속도는 178Mbps보다 느리다. 5G 평균 다운로드 속도인 1025Mbps와는 큰 차이가 난다.
이동 중 사용이 가능한 스타링크 로밍요금제는 50GB 데이터가 월 7만2000원, 무제한이 14만4000원이다. 국내 이통사의 100Mbps 속도 기준 가정용 인터넷 요금제가 2만원대로 각종 할인을 더하면 1만원대. 이용이 가능한 점을 고려하면 가격 경쟁력이 매우 낮은 편이다.
전세계 해상·육상에서 사용 가능한 기업용 요금제(글로벌 프라이어리티) 가격은 데이터 용량에 따라 최소 월 39만7000원에서 최대 341만8000원이다. 높은 가격이라고 볼 수 있지만 통신속도가 빠른 데다 지연시간도 적어 지상망이 없는 도서·산간·해양에서 유용하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바다 한가운데서 인터넷이 터지지 않아 젊은 선원을 구하기 힘들었던 해운업계는 관심이 많은 상태다. SK텔링크와 KT샛은 최근 스타링크와 협력해 선박과 공공기관 등을 대상으로 한 B2B 상품을 출시하기로 했다.
우선 SK텔링크는 최근 팬오션과 스타링크 해상용 서비스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SK텔링크는 팬오션 선단에 스타링크 단말 설치, 개통 및 요금제 제공, 유지관리 등을 지원한다. 선박에 스타링크가 도입되면 업무 효율성과 운항 안전성, 항만 신고 절차 단축, 선박 점검·모니터링 자동화, 승조원 편의 등 운영 품질 향상이 예상된다.
SK텔링크 관계자는 “스타링크 B2B 서비스를 전문적으로 재판매하고 있다”며 “해상과 상공 등에서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KT SAT도 최근 케이엘씨에스엠(KLCSM)·롯데물산과 계약을 체결했다. SM그룹의 선박관리기업인 KLCSM은 스타링크를 통해 선박 디지털 관리체계 효율화, 자율운항 선박 실증사업 연계 통신망 구축, 선원 근무 환경 개선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롯데물산은 롯데월드타워 22층 피난 안전 구역과 지하 1층 종합방재센터에 스타링크를 설치해 재난 상황을 대비할 수 있는 통신망을 구축키로 했다. KT SAT 관계자는 “스타링크 직접 가입시 데이터 할당·관리가 어려워 리셀러의 부가 서비스 수요가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한진그룹은 2027년까지 대한항공 등 5개 항공사에 스타링크 기내 와이파이 시스템을 순차 적용하기로 했다. 한진그룹 소속 항공사들은 올해 말부터 관련 작업과 테스트 등 준비 절차를 진행한다. 서비스 개시 시점은 항공사별로 다르다. 이르면 2026년 3분기 이후로 예상된다.
승객들은 탑승 항공기의 모든 좌석 등급에서 초고속 기내 와이파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스트리밍·온라인 게임과 쇼핑·뉴스 시청·메신저 등을 끊김 없이 사용할 수 있으며, 대용량 파일 전송이나 클라우드 기반 협업 도구 등 지상과 같은 업무 환경도 가능하다.
재난 대응과 국방 분야도 스타링크의 잠재적 활용처 중 하나다. 저궤도 위성은 지상 기지국이 훼손돼도 통신을 유지할 수 있어 산불·홍수·지진 등 대형 재난에서 ‘최후의 백업망’ 역할을 한다.
통신 업계 관계자는 “군과 공공기관에서도 이미 저궤도 위성 기반 통신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하지만 B2C의 경우 가격 경쟁력이 낮아 가격을 내리지 않은 한 영향력이 없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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