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노스 전북 현대 수석코치가 지난달 8일 대전하나시티즌과 홈경기 후반 추가시간 김우성 주심을 바라보며 두 눈에 양 검지를 갖다 대는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 사진출처|영상 캡처
김우성 심판은 지난달 26일 자신의 SNS에 ‘잘못 본 게 아니라 잘못한 겁니다’라는 글을 한글과 영어로 올렸다. 타노스 수석코치를 향한 저격으로 해석된다. 사진출처|김우성 심판 인스타그램 캡처
대한축구협회(KFA)가 심판규정을 위반한 김우성 심판에 대한 조사에 나선다. 사안이 명확한만큼 징계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KFA는 9일 “김 심판은 최근 마우리시오 타리코 전북 현대 수석코치(등록명 타노스)로부터 인종차별을 당했다고 인터뷰했다. 이는 KFA 승인 없이 진행됐다. 심판규정을 위반했다”고 밝혔다. 이어 “KFA 심판위원회는 경위서를 받았다. 이번 주 조사에 본격적으로 착수한다”고 덧붙였다.
KFA 심판규정 제20조 4항은 ‘심판은 KFA 사전 승인 없이는 경기 전후 판정과 관련된 일체의 언론 인터뷰를 하지 않을 의무가 있다’고 명시했다. 김 심판은 KFA에 “판정이 아닌 인종차별에 대해 설명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규정 위반이 맞다. 그는 심지어 “인터뷰인줄 몰랐다”는 황당한 변명까지 했다.
심판위는 지금껏 심판규정 제20조 4항을 위반한 사례가 없었던 까닭에 이번 사안을 몹시도 무겁게 바라본다. KFA 스포츠공정위원회로 넘어갈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수위가 문제일뿐 징계는 당연한 수순이다. 문화체육관광부 감독을 받고 외부 인사들까지 포함된 공정위 특성과 악화된 여론을 볼때 ‘제식구 감싸기’식의 결론이 나올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다만 KFA는 김 심판이 지난달 26일 개인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타노스 코치를 저격한 것은 징계요건이 아니라고 밝혀 논란의 불씨를 남겼다. 김 심판은 ‘잘못 본 게 아니라 잘못한겁니다’는 게시물을 올려 자신의 판정을 정당화하는 여론을 조장하려 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김 심판은 지난달 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대전하나시티즌의 K리그1 경기에서 후반 막판 타노스 코치와 갈등을 빚었다. 당시 타노스 코치는 김 심판이 상대 선수의 반칙을 보지 못하자 ‘판정을 제대로 하라’는 뉘앙스로 두 눈에 양 검지를 갖다댔다. 김 심판은 이를 인종차별적 행위라고 경기 공식 보고서에 기재한 뒤 한국프로축구연맹 상벌위원회에 진술서를 제출했다. 연맹 상벌위는 타노스 코치에 5경기 출전 정지와 벌금 2000만 원을 부과했다.
결국 이 징계는 거스 포옛 전북 감독(우루과이) 사단이 K리그에 환멸을 느끼고 떠나는 사태로 이어졌다. 타노스 코치는 인종차별주의자라는 낙인이 찍혔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아 지난달 25일 사퇴를 발표했고 포옛 감독은 8일 지휘봉을 공식적으로 내려놓았다.
권재민 기자 jmart22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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