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은 더운 기후가 오히려 월드컵의 재미를 배가한다고 주장했다. ‘디 애슬레틱’은 “월드컵은 이미 이런 극한 기후를 경험한 적이 있다. 멕시코에서 열린 1970년과 1986년 대회는 대표적”이라고 주장했다. 사진출처|디 애슬레틱
2026북중미월드컵 조 추첨과 일정이 발표됐지만, 대회 운영 전반에 관한 핵심적인 의문은 여전히 남아 있다. 특히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더운 기후다. 이는 선수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경기장을 찾는 팬들과 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안전에도 직결되는 사안이다.
그러나 글로벌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은 더운 기후가 오히려 월드컵의 재미를 배가한다고 주장했다. ‘디 애슬레틱’은 “월드컵은 이미 이런 극한 기후를 경험한 적이 있다. 멕시코에서 열린 1970년과 1986년 대회는 대표적”이라고 주장했다.
‘디 애슬레틱’은 “1970년 대회는 낮 12시에 치러진 경기가 많아 재앙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컸지만, 오히려 펠레와 브라질이 최고 수준의 경기력을 선보이며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월드컵이라는 평가를 남겼다. 당시의 혹서 때문에 사상 최초로 ‘교체 제도’가 도입될 정도였으나, 그 더위가 오히려 기교와 창의성을 앞세운 팀들에게 유리하게 작용했다는 분석도 있다. 상대가 고강도 압박을 지속하기 어려운 환경이었기 때문이다”고 밝혔다.
1986년 멕시코 월드컵 역시 폭염과 고지대라는 최악의 조건 속에서 디에고 마라도나가 한 대회를 통째로 지배하는 명장면들을 만들어냈다. 아르헨티나 감독 카를로스 빌라르도는 “너무 더워서 진짜 훈련을 할 수 없어, 하는 척만 했다”고 말했지만, 토너먼트는 전반적으로 매우 높은 수준의 경기력을 보여줬다.
과거 데이터를 기반으로 ‘ESPN’이 선정한 ‘역대 최고의 월드컵’ 순위를 기후와 단순 비교했을 때도 흥미로운 결과가 나온다. 가장 더운 기후에서 열린 1982년 스페인 월드컵이 1위, 그리고 최악으로 꼽힌 대회는 가장 추운 기후에서 열린 1930년 우루과이 월드컵이었다. 겨울에 열린 네 번의 대회(1930, 1962, 1978, 2010)는 모두 하위권에 위치했다. 반면 상위권 여섯 대회 중 절반이 2026년 개최국들에서 열린 월드컵이었다.
‘디 애슬레틱’은 “물론 현대 축구는 과거보다 훨씬 많은 스프린트와 압박, 고강도 움직임을 요구한다. 그만큼 더위가 경기력 저하를 불러올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지나친 속도 중심의 현대 축구에 대한 피로감도 존재한다. 강도 높은 압박이 불가능한 기후에서 오히려 기술 중심의 전개와 창의적 플레이가 되살아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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