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8일 정원오 서울 성동구청장에 대해 SNS를 통해 공개 칭찬을 해 눈길을 끈 가운데, 국민의힘에서는 "대통령의 서울시장 선거 개입"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여권 서울시장 후보군으로 꼽히는 특정 인사를 대통령이 공개 언급하면서 지방선거 판도가 일찍부터 술렁이는 모양새다.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나경원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뜬금없는 정원오 띄우기"라며 "내년 서울시장 선거를 앞두고 특정 인물을 노골적으로 띄우는 선거 개입 신호탄이다. 일찌감치 여권의 다른 서울시장 후보들은 퇴짜를 놓는 건가"라고 못마땅해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성동구 주민 대상의 한 여론조사(지난 10월 21일부터 24일까지 진행)에서 '구정 만족도 92.9%'가 집계된 결과 보도를 공유하며 "정 구청장이 일을 잘하기는 잘하나 보다. 저의 성남시장 만족도가 꽤 높았는데 명함도 못 내밀듯"이라는 글을 남겼다.
정 구청장은 내년 지방선거에서 여권의 서울시장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인사 중 한 명이다.
이에 나 의원은 "사실상 여당 서울시장 후보를 겨냥한 '명심 오더'이자 대통령 발 사전선거운동"이라며 "대통령이 미리 찍어놓은 사람을 밀어주는 관권 프라이머리의 나쁜 싹을 차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선관위(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 사안을 엄중하게 들여다보고, 대통령의 선거법상 중립 의무와 사전선거운동 금지 원칙을 훼손하는 행태에 대해 명확한 기준과 경고를 제시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오세훈 서울시장 쪽은 공개적으로 반응하지 않으면서도, 이 대통령의 글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서울시 관계자는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이 대통령이 (정 구청장에게) 마음이 있는 것처럼 비치는 부분이다. 이 대통령이 정 구청장을 '샤라웃'(shout out, 공개적 지지·응원)했다"며 "예민한 시기에 예민한 발언을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대통령이 지방선거 국면에서 말하는 거 하나하나 여당·야당 다 곤두세운다"며 "민주당 내에서 서울시장 선거를 준비하는 주자들도 불편하지 않겠나. 민감하게 받아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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