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가 조각투자 장외거래소 예비인가 사업자를 조만간 선정할 예정이다. 경쟁구도는 3파전이다. 한국거래소(KRX) 컨소시엄, 넥스트레이드(NXT) 컨소시엄, 루센트블록 컨소시엄 등 세 곳이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다. 누가 인가를 받을 지에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인가가 당장 증권사 수익원으로 이어질 것인지에 대해선 엇갈린 분석이 나온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조각투자 장외거래소 예비인가를 두고 세 개 컨소시엄이 지난 5일 경쟁 프레젠테이션(PT)을 마쳤다.
세 컨소시엄의 면면은 화려하다. KDX 컨소시엄(가칭)은 키움증권이 최대주주, 교보생명·카카오페이증권이 공동주주로 참여한다. 흥국증권과 한국거래소도 5%이상 주주로 참여했다. NXT 컨소시엄(가칭)은 넥스트레이드가 최대주주로, 신한투자증권·뮤직카우·아이앤에프컨설팅·하나증권·한양증권·유진투자증권이 5%이상 주주로 이름을 올렸다. 허세영 루센트블록 대표가 최대주주인 루센트블록 컨소시엄에는 한국사우스폴벤처투자펀드3호가 10% 이상 주요주주로 참여했으며, 하나비욘드파이낸스가 5%이상 주주로 포함됐다.
금융위원회는 금융감독원 및 외부평가위원회 심사를 거쳐 최대 두 곳에 예비인가를 부여할 계획이다. 연내 의결을 목표로 하지만, 유관기관 사실조회와 신청서류 보완 등에 따라 인가 일정이 변동될 가능성도 있다. 예비인가를 받은 사업자는 인적·물적 요건을 갖춘 뒤 본인가를 신청하며, 금융위원회의 본인가를 받아야 영업을 시작할 수 있다.
조각투자 시장은 기존 증권·부동산 등 투자시장 판도를 바꿀 신시장으로 꼽힌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은 국내 조각투자·토큰증권 시장 시가총액이 오는 2030년 367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부동산 조각투자 부문이 가장 먼저 대중화되면서 2030년 국내 전체 조각투자 시장 내 20% 가량 차지할 것으로 분석했다. 기초자산이 완공된 실물 부동산이기 때문에 배당 안정성과 환금성 측면에서 유리하다는 점에서다.
관련 법안도 국회 본회의 통과를 앞두고 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지난 3일 자본시장법·전자증권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앞서 여야 국회의원들이 관련 법안을 발의했고,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여야 합의로 통과되었다는 점에서 본회의 통과가 점쳐진다. 공동 발의에 참여한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은 "해당 법안은 새로운 형태의 증권 발행과 유통을 제도권 안에서 다룰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장외거래 중개업자가 등장하면 증권사의 신규 수익 모델 창출도 기대된다. 안영준 하나증권 연구원은 "조각투자 상품 상장 전 지분투자를 통한 매각차익, 상장주관수수료, 거래중개 매매수수료 등을 통해 수익 창출이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증권사의 기존 사업 영역에 새로운 시장이 추가되며 수익원이 확장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기대만큼 빠르게 성과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적지 않다. 전통적 투자자산에 대한 관심이 여전히 높은 상황 속, 부동산 조각투자 상품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이에 더해 부동산 조각투자 상품의 거래가 충분히 활성화되지 않는다면, 거래수수료가 증권사의 실질적인 수익원으로 연결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심수빈 키움증권 연구원은 "인가를 받더라도 단기간에 눈에 보이는 수익률을 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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