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의 '인도 조선 대전략', 생산기지 넘어 산업 생태계 확장 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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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의 '인도 조선 대전략', 생산기지 넘어 산업 생태계 확장 신호

폴리뉴스 2025-12-08 10:25:05 신고

HD현대가 인도 타밀나두 주 정부와 체결한 '신규 조선소 건설에 관한 배타적 업무협약'은 단순한 해외 생산기지 검토 차원을 넘어, 조선·해양·방산·중장비·항만설비까지 이어지는 HD현대의 대(對)인도 전략이 본격적인 산업 생태계 구축 단계로 진입했음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이번 협약이 갖는 의미는 크게 세 가지로 정리된다.

첫째, 세계 조선업의 패권지형 변화 속에서 HD현대가 '인도'를 차세대 생산·협력 허브로 선제 확보하려는 움직임이라는 점이다. 인도는 'Maritime Amrit Kaal Vision 2047'을 통해 조선·해운 대국으로의 도약을 국가 전략으로 못 박았고, 타밀나두를 포함한 5개 주가 주도적으로 외국 조선사의 투자 유치 경쟁에 뛰어들었다. 특히 타밀나두 주가 HD현대를 '전략 파트너'로 사실상 단독 선택한 것은 단순한 MOU가 아니라, 향후 조선소 후보지 검증과 인센티브 체계 설계, 인력·인프라 구축 등 실질 협상 단계가 HD현대 중심으로 진행될 가능성을 높인다.

이는 중국 조선사의 저가 공세, 글로벌 발주 변동성, 국내 인건비·기자재 비용 상승이라는 압력 속에서 HD현대가 '제2 생산기지' 옵션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둘째, 이번 발표는 조선소 건설 협력만이 아니라 인도 전역을 무대로 한 HD현대의 '해양·육상 장비 밸류체인 수직 확장 전략'이 구체화되는 과정이다. 인도 국방부 산하 BEML과의 크레인 협력 확대는 조선소 건설과 항만 인프라 수요를 동시에 염두에 둔 포석이며, HD현대삼호가 이미 인도 국영 코친조선소에 600톤급 골리앗 크레인을 납품한 것은 기술·신뢰 검증까지 마친 사례다.

이는 HD현대가 단순히 인도 조선소의 입찰 후보를 넘어, 조선·해양 프로젝트의 필수 기자재 공급망까지 함께 장악하는 이른바 '토털 인프라 파트너'로 포지셔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향후 인도 내 조선소에 골리앗·집 크레인 공급이 확대되면, 조선소 신설 여부와 관계없이 HD현대의 크레인·중장비 사업이 인도에서 구조적으로 성장하는 통로가 열린다.

셋째, 이번 움직임은 인도가 가진 지정학적·경제적 가치를 고려한 장기 전략성과도 직결된다. 타밀나두는 이미 현대차·삼성전자 등 한국 대기업의 핵심 전진기지가 형성된 지역으로, 자동차·IT·제조 클러스터와 항만·물류 투자가 동시에 이루어지는 곳이다.

여기에 울산과 기후·환경 조건이 유사해 숙련 인력 확보와 장기 운영 안정성 측면에서 유리하다는 점까지 감안하면, HD현대가 '아시아 내 생산 네트워크 이원화'를 구체화할 최적지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인도의 조선·해양 산업 육성 의지가 방산·해군력 강화 전략과 맞물려 있는 만큼, HD현대가 올해 7월 체결한 코친조선소와의 협력 MOU, 함정사업 확대 계획은 향후 인도 방산 조달시장 진입 가능성까지 열어두게 된다.

즉 '해외 조선소 설립 검토'라는 표면적 정보 이상으로, HD현대가 인도를 향후 20년 글로벌 조선·해양 경쟁구도의 중심축으로 판단하고 복수 사업군을 묶은 통합 전략을 실행 중임을 보여주는 신호다. 조선소 신설 여부는 현지 부지·인센티브 협상, 수주 전망, 인력·인프라 준비도에 따라 조정되겠지만, 이미 HD현대는 인도에서 설계–생산–기자재–항만장비–방산 협력까지 이어지는 장기 사업 구조를 만들기 시작했다.

국내 조선업의 비용경쟁력 한계를 보완하고 글로벌 리스크 분산을 실질화하려는 전략적 행보로 평가되며, 향후 HD현대의 실적과 수주 포트폴리오에도 중대한 변곡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

[폴리뉴스 정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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