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작가의 작업은 단순한 여행 기록이나 취미 활동의 연장선이 아니다. 그는 여행지에서 마주한 장면들을 먼저 카메라로 포착한다. 그러나 그 지점이 끝이 아니라 출발이다. 사진 속 기억을 다시 자신의 감정과 해석으로 재구성해 캔버스에 옮기고, 그 과정과 풍경을 글로 남겨 ‘사진–그림–글’이라는 삼중 구조의 창작을 완성한다. 이 같은 방식은 여행의 흔적을 단순한 소비가 아니라 ‘예술적 기억’으로 승화시키는 작업이자, 작가 개인의 정서적 생애사까지 고스란히 담아내는 과정이기도 하다.
그의 장기 목표는 분명하다. 환갑을 맞는 시점에 그동안의 여행 경험을 토대로 사진전, 그림전, 출판기념회를 한자리에서 여는 ‘트리플 아트 프로젝트’를 실현하는 것이다. 이번 단체전은 그 꿈을 향한 첫 관문이자 스스로에게 건네는 출발의 선언이었다. 그는 “오늘 이 전시는 제 창작 인생의 첫 발음이자 앞으로의 여정을 여는 문”이라며 “아직은 서툴고 낯선 길이지만, 여행에서 받았던 감정과 울림을 더 깊고 다양한 방식으로 관객과 나누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전문가들은 김 작가의 작업 방식에 주목한다. 여행을 단순한 이동과 소비가 아닌 ‘예술적 경험의 원천’으로 삼고, 이를 다양한 매체로 확장하는 시도는 최근 예술계에서도 의미 있는 흐름으로 평가된다. 또한 사진과 회화를 넘나드는 다층적 표현은 여행이라는 소재에 새로운 깊이를 부여하며, 관객들에게 ‘다시 떠오르는 기억’, ‘다시 여행하게 되는 경험’을 제공한다. 이번 전시에서 공개된 작품들은 이러한 작업 철학을 잘 보여주며, 작가의 감정선을 섬세히 담아낸 채 넓은 공감을 이끌어냈다.
이번 단체전 성료는 김재영 작가에게 있어 결과이자 새로운 시작점이다. 그는 앞으로도 다양한 여행지를 방문하며 더욱 고도화된 예술적 기록 작업을 이어갈 계획이다. 사진과 그림, 그리고 기록의 언어를 결합한 그의 예술 여정은 이제 막 출항했다. 관객과 독자, 그리고 앞으로 만날 여행의 풍경들 속에서 그의 창작 세계가 어떤 확장과 깊이를 더해갈지 기대가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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