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하의 기온에 점심을 사려고 차에서 내렸는데, 갑자기 차가 시동이 걸리지 않는다. 고속도로를 달리던 차량의 엔진이 갑자기 멈추고, 전혀 시동이 걸리지 않고, 연료 시스템이 막히고, 경보 모듈이 꺼져 도로변에서 지원을 요청해야 하는 상황이 최근 러시아에서 빈발하고 있다.
모스크바 타임즈 등에 따르면 지난 달 말부터 최근까지 2-3 주 동안 러시아에서는 수백 명의 포르쉐 차량 소유자가 비슷한 경험을 했다는 내용이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퍼지고 있다.
매체는 지난 달 28일부터 러시아 포르쉐 애프터서비스 센터에는 전기차 카이엔과 파나메라 등 포르쉐 차량의 고장 및 시동 불량에 대한 불만으로 입고되는 차량이 줄을 서고 있으며 이는 시간이 지날수록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포르쉐 서비스센터 측에서는 아직 차량 결함 이유를 알지 못해 제대로 수리할 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 사건이 온라인에서 알려지면서 러시아 내 일부 메르세데스-벤츠와 아우디 차량 소유주도 자신의 차량에서 비슷한 문제를 경험했다는 내용이 공유되고 있다.
현재 이 문제에 대해 포르쉐는 아무런 공식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으며, 러시아 관련 기관들도 이 문제에 대해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포르쉐 러시아 애프터서비스 조직에서는 이 문제가 자동차의 디자인적 특징과는 관련이 없으며, 포르쉐가 장착하고 있는 차량 추적 시스템 (VTS)과 연관이 있을 수 있다는 추측을 내놓고 있다.
VTS는 포르쉐가 2013년에 출시한 도난 방지 감지 시스템으로 위성 위치 추적기능을 활용, 차량의 무단 이동이 감지되면 소유자에게 경고하는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과 관련한 기술적 오류 또는 전쟁으로 인한 위성 서비스 서비스 중단 또는 기타 인적 신호 간섭 등인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지만 해당 시스템이 위성과 정상적인 통신을 유지할 수 없었다는 것은 확실해 보인다고 관계자는 밝혔다.
그러나 입고된 자동차의 수리 상황이 제각각 달리 이 주장도 신빙성이 약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포르쉐 서비스센터에 의하면 일부 차량은 최소 10시간 동안 자동차 배터리를 분리하면 다시 시동을 걸 수 있고, 일부는 VTS를 완전히 분리하고 위성 커넥터를 뽑은 다음 다시 연결하면 시동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어떤 방법을 시도해도 차량을 정상적인 용도로 복구할 수 없고, 결과를 기다리기 위해 수리 센터에 차량을 맡길 수밖에 없었다는 운전자도 포함돼 있다.
포르쉐는 지난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러시아가 서방의 기술 봉쇄와 제재를 받으면서 러시아로의 자동차 수출을 중단하고 관련 서비스도 중단하고 있다. 때문에 러시아 일부 운전자들 사이에선 이 사건이 포르쉐에 가해진 또 다른 기술적 봉쇄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또 다른 운전자들은 이 문제가 러시아를 상대로 한 서방의 전자전 공격일 수도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전자전은 상대방이 전자기 스펙트럼에 접근하는 것을 통제하고 차단해 전자 장비를 마비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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