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10곳 중 6곳, 내년 투자계획 ‘공백’…불확실성 속 신중 기조

7일 한국경제인협회가 매출 상위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6년 투자계획 조사’ 결과 응답 기업(110개사) 중 59.1%가 투자계획을 수립하지 못했거나(43.6%), 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한국경제인협회 사옥 표지석. (15.5%)[한국경제인협회]

[직썰 / 손성은 기자] 국내 주요 대기업 10곳 중 6곳이 내년도 투자계획을 확정하지 못한 상태다. 글로벌 공급망 차질과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면서 기업들이 투자 판단을 미루고 있다.

7일 한국경제인협회가 매출 상위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6년 투자계획 조사’ 결과 응답 기업(110개사) 중 59.1%가 투자계획을 수립하지 못했거나(43.6%), 계획이 없다고 답했다(15.5%). 계획을 수립했다는 응답은 40.9%에 그쳤다.

투자계획이 미정인 기업들은 조직개편 및 인사 이동(37.5%), 대내외 리스크 파악 우선(25.0%), 경제전망 불투명(18.8%) 등을 이유로 들었다.

계획을 세운 기업들(40.9%) 내에서는 투자 규모 유지(53.4%) 비중이 가장 높았다. 축소(33.3%) 응답은 확대(13.3%)의 두 배를 넘어섰다.

응답 기업의 36.4%는 인공지능(AI) 투자계획을 수립하거나 검토중이었다. 활용 목적은 ▲공정 자동화·물류 최적화 등 생산·운영 효율화(55.1%) ▲경영 의사결정 고도화(15.3%) ▲제품·서비스 혁신(12.7%) 순으로 나타났다.

내년 투자 리스크 요인으로는 ▲보호무역 확산·공급망 불안(23.7%) ▲미·중 경기 둔화(22.5%) ▲고환율(15.2%) 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국내 투자 애로 요인은 ▲세금 및 부담금 증가(21.7%) ▲노동시장 경직성(17.1%) ▲입지·인허가 규제(14.4%) 순으로 조사됐다.

기업들은 정부에 바라는 정책과제로 ▲세제·보조금 확대(27.3%) ▲내수경기 활성화(23.9%) ▲환율 안정(11.2%) 등을 꼽았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공급망 불안, 외환 변동성주3), 각종 규제 등이 투자를 위축시키는 요인”이라며 “환율 안정 노력과 함께 첨단산업에 대한 세제 지원주4), 규제 개선 등 투자 활력을 높이기 위한 제도적 뒷받침으로 국내 투자를 촉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