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관절 골관절염 환자를 대상으로 한 전향적 임상 데이터가 발표된 건 이번이 처음으로 전해진다. 넥스트바이오메디컬은 넥스피어-F를 거의 모든 관절염 통증에 사용할 수 있는 플랫폼 형태로 확장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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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관절에도 효과… 새 치료 대안으로 주목
1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고령의 고관절 골관절염 환자들을 대상으로 넥스피어-F를 이용해 경동맥 색전술을 시행한 결과, 통증과 기능 지표 모두에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개선이 확인됐다. 괴사나 신경 손상 등 중대한 부작용도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넥스피어-F란 근골격계 통증을 유발하는 비정상적 신생혈관을 선택적으로 차단하는 생분해성 색전재를 말한다. 시술 후 혈류가 자연 회복돼 조직 손상 위험이 낮은 이른바 '되돌릴 수 있는 색전술'로 평가된다. 일정 시간이 지나면 체내에서 분해돼 기존 영구 색전재 대비 안전성이 높다는 점도 경쟁력으로 꼽힌다.
국제학술지 큐리어스(Cureus)에 게재된 이번 고관절 임상은 루마니아 의료진과 공동으로 진행됐다. 연구팀은 심혈관질환·비만 등 동반질환으로 인해 인공관절치환술이 어려운 고령 환자 18명을 대상으로 넥스피어-F를 이용한 경동맥 색전술을 시행했다. 고관절 골관절염 환자 가운데 약 15~30%는 전신질환 등으로 수술이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치료 선택지가 제한적인 것이다.
연구팀은 넥스피어-F를 활용해 상완동맥을 통해 카테터를 삽입한 뒤 외측회선대퇴동맥·폐쇄동맥 등 과혈관화된 부위를 선택적으로 차단하는 방식으로 색전술을 진행했다. 기존의 서혜부(대퇴동맥) 방식과 달리 팔에서 진입하는 방식은 시술 직후 보행이 가능하고 지혈 부담이 적어 당일 퇴원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임상 결과 통증과 기능 지표 모두에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개선이 확인됐다. 통증을 평가하는 시각통증척도(VAS)는 시술 전 평균 7.8점에서 1주차 4.2점으로 급감했다. 12주차에도 4.3점을 유지해 총 3.5점 감소했다. 기능 회복을 평가하는 해리스 고관절 점수(HHS)는 45.5점에서 62.1점으로 16.6점 상승했다. 통증 감소 효과는 1주차에 대부분 나타났고 이후 12주차까지 안정적으로 유지됐다.
연구팀은 "혈관과 함께 통증 전달 경로가 차단되면서 즉각적인 효과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안전성도 확보됐다. 고관절 색전술의 위험 요인으로 지적돼온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 신경 손상, 피부 궤양 등의 중대한 이상반응은 보고되지 않았다. 평균 투시 시간 역시 22분 수준으로 관리됐다.
이번 연구는 고관절 통증 환자에서 혈관 기전이 통증 발생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을 임상적으로 확인했다는 데도 의미가 있다. 관절 주변 과혈관화와 비정상적 신생혈관이 통증 신호를 증폭시키는 기전이 다수 연구를 통해 제시돼왔다.
이를 직접 표적으로 삼는 최소침습 치료가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번 전향적 데이터는 넥스피어-F 색전술이 고관절에서도 통증 신호 전달 자체를 차단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로 여겨진다.
◇ 국내외 임상 동시 9건 진행
넥스트바이오메디컬은 이번 고관절 데이터를 기반으로 미국 임상 설계와 적응증 확대 전략을 보다 공격적으로 추진할 수 있게 됐다. 기존 무릎 골관절염에 이어 고관절까지 초기 근거를 확보함으로써 관절 통증 색전술의 글로벌 표준화 경쟁에서도 유리한 위치를 선점했다는 판단이다.
바이오업계에서는 넥스피어-F가 단일 제품을 넘어 근골격계 통증 치료 전반을 아우르는 플랫폼 기술로 확장될지 주목하고 있다. 고관절은 임상 난도가 높은 부위지만 고령화로 고관절 통증 환자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수술 대체 치료 수요도 확대되고 있다.
넥스트바이오메디컬이 고관절에서의 초기 성과를 바탕으로 어깨·팔꿈치 등 비수술 관절 통증 영역까지 확대 전략을 본격화할 경우 글로벌 시장 내 입지가 빠르게 강화될 전망이다.
넥스피어-F는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 품목허가를 받았다. 넥스피어-F는 유럽에서도 CE-MDD 인증을 획득해 독일·영국 등에서 이미 시술이 이뤄지고 있다. 미국에서는 식품의약국(FDA) 혁신의료기기 지정(Breakthrough Device), TAP 프로그램 승인(제품수명주기 자문제도), CMS IDE 카테고리 B 승인(임상 중 메디케어 보험적용)을 확보하며 상용화 절차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미국에서 허가용 임상 1건이 진행되고 있다. 넥스트바이오메디컬은 국내 6건, 유럽 2건 등 적응증 확장을 위한 임상을 병행하고 있다.
넥스트바이오메디컬 관계자는 "고관절에서의 전향적 데이터 확보는 넥스피어-F가 단일 적응증에 머물지 않고 플랫폼 형태로 확장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결과"라며 "무릎·어깨·팔꿈치·손목뿐 아니라 테니스엘보우·골프엘보우·족저근막염 등 다양한 건염까지 적응증을 넓히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넥스트바이오메디컬의 실적도 개선되고 있다. 넥스트바이오메디컬의 올해 3분기 매출은 49억원으로 전년 대비 125% 증가했다. 분기 기준 영업이익과 순이익 모두 흑자를 기록했다. 넥스피어-F 역시 전년 대비 57% 성장하며 해외 매출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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