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탐구 응시자도 대폭 늘어…정시 경쟁에 변수될 듯
(서울=연합뉴스) 노재현 기자 =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수험생들이 특정 선택과목에 몰리는 현상이 더욱 뚜렷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2년 뒤 치러질 2028학년도 수능에서는 국어·수학·탐구 영역의 선택과목이 폐지된다.
한 문제 차이로 입시 당락이 결정될 수 있는 상황에서 올해는 학습 부담 등을 고려해 선택과목 유불리에 신경을 쓴 수험생이 그만큼 많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7일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의 '2026 수능 응시 인원 분석'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국어에서는 '화법과작문', 수학에서는 '확률과통계' 선택 비중이 꾸준히 증가했다.
2026학년도 수능의 국어 응시자 49만989명 가운데 33만3천275명(67.9%)이 화법과작문을 선택했고 언어와매체에 응시한 수험생은 15만7천714명(32.1%)에 그쳤다.
국어 응시자 3명 중 2명이 화법과작문을 선택한 셈이다.
국어 선택과목에서 화법과작문 비율은 2024학년도 59.8%, 2025학년도 63.0%를 기록했다.
2년 사이 8.1% 포인트(p)나 올랐다.
수학의 경우 확률과통계 응시 비율이 대폭 높아졌다.
올해 수능에서 수학 응시자는 총 47만1천374명인데 26만4천355명(56.1%)의 선택과목이 확률과통계이고 미적분은 41.0%, 기하는 2.9%로 각각 집계됐다.
확률과통계 응시 비율은 2024학년도 45.1%에서 2025학년도 45.6%로 약간 오른 뒤 올해는 10.5%p 급등했다.
화법과작문, 확률과통계는 각각 국어와 수학 영역에서 학습량이 상대적으로 적은 과목으로 꼽힌다.
탐구 영역에서는 사회 과목 2개를 선택한 수험생, 사회와 과학 과목을 섞은 수험생이 나란히 늘었다.
올해 탐구 영역에서 2과목 응시자 46만9천930명 가운데 사회탐구만 응시한 수험생은 28만1천144명으로 59.8%를 차지했다.
이 비율은 2024학년도 46.4%에서 2025학년도 50.1%로 절반을 넘었고 올해는 10%p 가까이 뛰었다.
올해 사회와 과학 과목을 한 개씩 선택한 수험생은 8만1천23명으로 17.2%로 나타났는데 1년 전 10.7%에서 크게 높아졌다.
반면 탐구 2과목 응시자 중 과학만 선택한 수험생 비율은 2024학년도 49.8%에서 2025학년도 39.1%로 낮아진 데 이어 2026학년도에는 22.9%로 떨어졌다.
자연계 학생이 과학탐구 대신 상대적으로 공부 부담이 적은 사회탐구로 몰리는 이른바 '사탐런' 현상이 커진 것이다.
대학들이 자연계열 진학 희망자에게 내걸었던 과학탐구 응시 조건을 완화하거나 폐지한 데 따른 결과다.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자연계열 및 의약학 계열에 지원하는 수험생이 수시 수능최저학력기준 충족을 위한 등급 확보와 학습 전략을 고려해 확률과통계, 사회 탐구에 응시한 경우가 큰 폭으로 늘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확률과통계 및 사·과탐 혼합 응시 집단이 어떤 성적대에 분포하느냐에 따라 정시 지원 경쟁자들이 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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