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자연휴양림 안의 메타세콰이어 숲길과 황토 맨발길 모습. 사진=중도일보 DB.
[연속 보도] 1993년부터 33년 간 대국민 산림 치유 공간으로 자리매김한 '금강수목원'은 결국 민간 매각과 함께 완전히 사라지게 될까.(본보 4일 자 온라인·지면 보도)
지난 7월 폐원 이후 굳게 닫힌 이 곳의 미래는 우려했던 현실을 투영하고 있다. 정부가 '국가 자원화'란 국민적 요구에 메아리 없는 반응을 보이고 있어서다.
자산을 소유하고 청양 이전을 추진 중인 충남도 입장에 서보면, 이런 상황의 선택지는 결국 민간 매각 밖에 없다.
도는 지난 8월 세종시와 함께 대국민 여론을 감안, 새 정부의 국정기획위원회에 국유화를 건의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3일 확정된 2026년 정부 예산안에 이 같은 내용은 담기지 않았다. 최근 세종시와 공동으로 기획재정부와 산림청에 매입 요청을 했으나 긍정적 답변도 얻지 못했다.
도가 다시 원점(민간 매각) 회귀를 선택한 배경이다.
금강자연휴양림 내부 잔디광장 모습.
금강수목원 공공성 지키기 네트워크(네트워크)는 정부 예산안 통과 시점에 맞춰 기자회견을 열고,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민간업체가 기부채납을 제안함과 동시에 충남도가 물밑에서 개발 가능한 면적 확대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보고, 시세 차익을 노린 특혜 의혹를 제기했다. 그간의 과정을 무시한 채, 민간 매각을 서둘러 강행하는 행태에도 강력한 저지 입장을 나타냈다.
이에 다시 한번 충남도와 세종시를 향해 '속도'가 아닌 '방향'을 우선 선택해달라는 제안도 했다. 세종시에는 '금강수목원' 가치를 떨어트리는 어떠한 민간 개발도, 용도 변경도, 인허가도 허용해선 안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충남도는 곧 매각 공고를 낼 것으로 알려졌고, 세종시는 국유화 추진 입장 아래 해법 찾기를 고심하고 있다.
소유권은 충남도에 있으나 세종시가 향후 지구단위계획과 인허가를 불허할 경우, 민간 개발 카드는 공수표가 될 전망이다.
지난 11일 기자 회견에 나선 최민호 세종시장. 사진=세종시 제공.
최민호 시장은 지난 11일 기자 브리핑을 통해 "이 문제에 대해선 누차 말씀드렸다. 금강수목원은 충남도의 재산이다. 도가 자율권을 가지고 추진하는 부분을 관여할 부분은 아니다"라며 "민간 매각한다고 하는데, '어떤 사업을 검토할 것인가'는 세종시가 허가권자로서 그때 가서 논의할 일이다. 아직 어떤 사업도 드러나지 않았다"는 조심스런 입장을 견지했다.
시의 한 관계자는 "기획재정부와 산림청 등 중앙정부가 금강수목원의 가치를 인정하고, 해법 찾기에 머리를 맞대지 않으면 국유화는 쉽지 않다"라며 "그동안 여러차례 제안을 했지만 재정 부담(5000억 원 안팎)을 안고 있는 것으로 본다. 지역 정치권과 함께 계속해서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세종=이은지 기자 lalaej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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