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상승에 채권시장 한파…회사채 발행 연기·단기자금 이동

실시간 키워드

2022.08.01 00:00 기준

금리상승에 채권시장 한파…회사채 발행 연기·단기자금 이동

연합뉴스 2025-12-07 07:04:01 신고

3줄요약

내년 1월 12조 만기 도래…증권가 "WGBI 편입으로 수급에 숨통 예상"

회사채 (CG) 회사채 (CG)

[연합뉴스TV 제공]

(서울=연합뉴스) 임은진 기자 = 최근 국고채 금리가 연중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채권 발행 시장에도 한파가 불어닥쳤다.

예상보다 높은 금리에 일부 기업들은 회사채 발행을 연기하거나 높은 금리로 발행하고 있다.

증권가는 이 같은 발행 부담은 내년에도 이어지겠지만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으로 수급에 숨통이 트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 국고채 금리 급등에 채권 시장 변동성 확대…크레딧 스프레드 확대

7일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국고채와 회사채 간 금리차를 뜻하는 크레딧 스프레드(무보증·3년물·신용등급 AA- 기준)는 올해 10월 말 40.6bp(1bp=0.01%포인트)에서 지난 4일 기준 44.9bp로 약 한 달 동안 4.3bp 확대됐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같은 기간 30.9bp 오르며 연 3%를 넘어섰지만 AA- 등급의 무보증 3년 만기 회사채 금리는 3.50%에 육박했다.

이는 최근 국고채 금리가 상승하자 시장에서 회사채에 더 높은 금리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통상 4분기는 채권 발행이 많지 않은 시기이기는 하지만, 한국은행이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입장을 시사하면서 시장의 기준 금리 인하 기대감은 축소됐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달 12일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한은의 공식 입장은 통화 완화 사이클 유지라면서도 "금리 인하의 규모와 시기, 심지어 방향 전환 여부까지 우리가 보게 될 새로운 데이터에 달려있게 될 것"이며 내년 성장률 전망치에 대해 "상향 조정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이후 지난달 27일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한은은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 금리를 연 2.50%로 유지하면서 통화정책방향 의결문 가운데 '인하 기조'를 '인하 가능성'으로, 추가 인하 '시기'를 '여부'로 각각 조정했다.

이를 시장은 매파적으로 받아들였고 국고채 금리는 급등했다.

일각에서는 한은이 금리 인하 사이클을 사실상 종료한 것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오기까지 했다.

이처럼 국고채 금리가 상승하자 회사채 금리도 덩달아 크게 올랐다.

김상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올해 내내 강세 흐름을 이어갔던 크레딧(신용 채권) 시장이 연말에 복병을 만나 고전하고 있다"며 크레딧 시장이 예기치 않게 약세로 돌아서게 된 원인으로 "시장 금리 급등에 따른 채권 시장 변동성 확대"라고 짚었다.

이화진 현대차증권[001500] 연구원도 "올해 한 해 금리 인하 기조 하에 크레딧 수요가 크게 증가하면서 호조세를 이어가던 크레딧 시장마저 국고채 금리 급등으로 절대 금리 레벨이 높아지면서 일부 크레딧 손절 매물이 나왔다"고 전했다.

[연합뉴스TV 제공]

[연합뉴스TV 제공]

◇ 금리 부담에 회사채 발행 '뚝'…일부 기업은 일정 연기

이 여파로 4분기 회사채 발행이 크게 감소했다.

올해 들어 회사채 발행액은 약 152조3천955억원으로, 135조3천279억원이었던 전년 동기 대비 12.61% 증가하기는 했다.

그러나 분기별로 살펴보면 다소 상황이 다르다.

올해 1분기 발행액은 51조945억원, 2분기는 39조3천86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9.38%, 23.34% 증가했다. 3분기에도 37조9천661억원이 발행돼 27.93% 늘었다.

그러나 4분기 발행액은 지난 4일까지 23조9천490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21.30% 감소했다.

발행액 감소는 4분기 들어 금리가 오르면서 부담을 느낀 기업들이 회사채 발행을 주저하고 있어서다.

일부 기업의 경우 금리 부담에 아예 발행 일정을 연기하거나 개별 민간 채권 평가회사의 평균 금리(민평 금리) 대비 높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일례로 SK텔레콤[017670](신용 등급 AAA)의 경우 내부적으로 회사채 발행을 검토하다가 잠정 중단했고, KCC글라스[344820](AA)도 본래 이달 중순께 3년물을 1천억원 규모로 발행할 예정이었으나 이를 내년 상반기로 연기했다.

SK온(A+)은 지난달 진행한 수요 예측에서 민평 금리보다 높은 수준에서 회사채 발행 목표액 1천억원을 채운 것으로 알려졌다.

KT[030200](AAA)가 지난달 3·5·10·20년 만기물 전 구간에서 민평 금리보다 낮은 금리로 조달에 성공하기는 했지만, 4분기 들어 채권 시장의 투자 심리가 악화한 상황에서 이례적이라는 게 시장 평가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금리가 오르면서 회사채 발행에 부담이 커지자 일부 기업이 발행을 연기하는 분위기"라며 "만기에 아직 여유가 있는 회사는 일단 시장 상황을 지켜보면서 발행 시기를 결정하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한은이 매파적 기조를 보이는 것으로 해석되면서 차환 발행에 시간적 여유가 좀 있는 기업들은 회사채 발행을 미루고 그렇지 않은 기업은 금리가 안정화하기를 기다리며 은행 대출을 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처럼 공모채 시장에 한파가 찾아오면서 일부 기업은 신종자본증권 등 사모채나 단기 자금 시장으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

신종자본증권은 영구 또는 연장 가능한 30년 만기에 5년 콜옵션 조건 등으로 발행되는 채권으로, 최근 롯데건설이 재무 구조 개선을 위해 7천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다고 공시했다.

지난 2일에는 CJ CGV[079160]가 250억원 규모의 6개월물 기업어음(CP)을 발행하는 등 단기 자금 시장을 노크하는 기업도 늘고 있다.

국채 국고채 채권 (PG) 국채 국고채 채권 (PG)

[제작 최자윤] 일러스트

◇ 기준 금리 동결 장기화 전망…WGBI가 숨통 트여줄까

연말 채권 시장이 한껏 움츠러든 가운데 다음 달에도 전망은 그다지 밝지는 않다.

한은의 기준 금리 동결이 장기화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투자 심리가 얼어붙은 데다 당분간 수급 유입 기대마저 약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일단 내년 1월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 규모는 11조9천749억원이다.

김상만 연구원은 "아직 전반적인 투자 심리 내지 투자 여건은 이전 수준을 회복하고 있지는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시장 금리의 상향 압력 및 변동성 확대가 지속됨에 따라 채권 자체에 대한 투자 심리가 위축되는 환경이 지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연말을 앞두고 변동성이 확대됨에 따라 시장 참가자 입장에서는 금리 급등락에 따른 가격 위험 자체 만을 관리하기도 버거운 상황에 신용 위험까지 떠안을 여유가 없다"며 "그 결과 최근 CP/전단채 등 단기 신용 채권의 금리 상승세는 국채 금리의 그것보다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화진 연구원도 "국고채 금리가 3%를 넘어서고 금리 인하 기대감이 크게 꺾이면서 금리 레벨이 과도하다는 판단에도 불구하고 쉽게 안정을 찾지 못하고 있어 금리 레벨에 대한 우려로 크레딧 시장도 경계감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연말 크레딧 스프레드 확대가 연초 축소의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특히 세계국채지수(WBGI) 편입이 수급 불안을 완화할 재료가 될 것으로 증권가는 내다봤다.

시장은 WBGI 편입으로 외국인 투자자들이 내년 4∼11월 약 80조원 규모로 국채를 매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은기 삼성증권[016360] 연구원은 "11월 들어 기준 금리 인하 기대감이 사라지면서 국채 금리뿐 아니라 CD(양도성 예금증서) 및 CP 등 단기 금리도 빠르게 상승했다"면서 그러나 "연말 채권 자금 유출과 북 클로징(장부 마감)은 거울과 같이 연초 채권 자금 유입과 북 빌딩(수요 예측)과 대칭을 이룬다"고 말했다.

여기에 그는 증권사의 발행어음 확대를 통한 회사채 투자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증권사의 발행어음 시장은 약 45조원 규모로 매년 15%씩 빠르게 성장했으며, 추가 증권사 선정을 통해 향후 발행어음 시장 규모는 약 100조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금융시장은 기대하고 있다"면서 가장 큰 수혜는 A등급 이하 회사채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찬희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한은이) 금리 인하를 일시적으로 중단했던 유사 기간(2013, 2015, 2016, 2020년) 연초 효과는 유효했다"며 "이번에는 국민연금의 국내 채권 비중 축소가 일단락되며 재개될 기금 자금 유입, 내년 4월 WGBI 편입까지 수급의 연속성에 기대를 가져볼 만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연말∼연초 국고채 3년 금리 등락 범위를 2.95∼3.10%, 국고채 10년 금리는 3.25∼3.45%로 제시했다.

engine@yna.co.kr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키워드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0000.00.00 00:00 기준

이 시각 주요뉴스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