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순매도에서 지난달 '사자' 전환…로봇·바이오株 집중
정부 정책 기조 발맞춘 행보 해석도…"코스닥 시장 활성화 도움"
(서울=연합뉴스) 고은지 기자 = 연기금이 지난달 코스닥 시장에서 '사자'로 돌아선 뒤 이달에만 800억원 넘게 순매수하며 로봇과 제약·바이오 관련 종목을 집중적으로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기금은 지난 1∼5일 코스닥 시장에서 807억원을 순매수했다. 연기금은 국민연금·사학연금·공무원연금·군인연금 등 공적 연금기금을 운용하는 기관 투자자를 말한다.
코스닥 시장에서 연기금의 거래금액은 지난 10월 571억원 순매도에서 11월 215억원 순매수로 바뀐 뒤 이달에도 매수 우위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거래액을 일별로 보면 11월 28일 818억원, 12월 1일 638억원, 2일 257억원, 3일 176억원, 4일 149억원 등 5거래일 연속 순매수를 기록했다. 다만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실현 매물 출회로 코스닥이 약세를 보인 5일에는 414억원을 순매도했다.
연기금이 특히 관심을 보인 종목은 로봇과 제약·바이오였다.
이달 최다 순매수한 종목은 로보티즈[108490](268억원), 레인보우로보틱스[277810](112억원), 알테오젠[196170](94억원), 오스코텍[039200](87억원), 에코프로비엠[247540](82억원) 순이었다.
로보티즈와 레인보우로보틱스는 로봇주, 알테오젠과 오스코텍은 제약·바이오주로 분류된다.
일각에서는 연기금의 이런 행보를 정부의 모험자본 생태계 활성화 정책에 발맞춘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가 코스닥 시장 활성화 방안을 지속해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그중 하나로 연기금의 코스닥 투자 비중을 구조적으로 끌어올릴 대책이 나올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상황이다.
증권업계는 주식시장의 '큰손'인 연기금의 투자 확대는 코스닥 시장 전반에 온기를 불어넣어 줄 수 있다고 판단했다.
BNK증권 김성노 연구원은 "정부의 코스닥 활성화 대책과 연기금의 중·소형주 자금 집행에 대한 기대감으로 코스닥과 중·소형주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며 "특히 2017년에도 코스닥 활성화 대책으로 코스닥 지수가 30% 급등한 사례가 있다"고 말했다.
NH투자증권 나정환 연구원은 "최근 코스닥 수익률이 코스피를 상회하는 모습이 나타난다"며 "연기금의 코스닥 투자 확대 등이 언급되고 있고 코스닥에서 가장 비중이 큰 헬스케어 업종의 주가가 상승하는 점이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했다.
e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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