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특별기획] 10대 그룹, 인사 키워드로 본 생존법... '안정' 보다 '쇄신' 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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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락 특별기획] 10대 그룹, 인사 키워드로 본 생존법... '안정' 보다 '쇄신' 택했다

뉴스락 2025-12-07 01:48:3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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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락] 올해 재계 인사에서 '별'들이 대거 사라졌다.

국내 10대 그룹을 중심으로 진행된 2025년 정기 인사는 예년과 달랐다.

글로벌 경기 둔화와 경영 불확실성이 이어지자 주요 기업들은 '안정'보다 '쇄신'을 택했다.

방대한 조직을 재정비하고 임원 수를 줄이는 등 고강도 슬림화가 이어졌다.

그룹의 2인자로 불리던 부회장단이 물러난 자리에는 AI와 신기술에 강점을 지닌 30·40대 젊은 임원과 오너 3·4세들이 전면에 배치됐다.

미래 경쟁력을 위한 체질 개선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뉴스락>은 국내 10대 그룹 인사를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를 짚어봤다.

제미나이 이미지 생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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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회장단 줄이고 '현장' 키웠다... 재계, 군살 뺀 '효율 경영'

2025년 재계 주요 그룹 인사 현황 정리. [뉴스락 편집]
2025년 재계 주요 그룹 인사 현황 정리. [뉴스락 편집]

2025년 재계 인사의 핵심 기조는 '조직 슬림화'와 '실무형 리더십' 강화다.

주요 그룹들은 대내외 경영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해 의사결정 단계를 축소하고 고위 경영진 규모를 줄이는 효율화 작업을 단행했다.

특히 그룹의 2인자로 통하던 부회장단이 일선에서 물러나고, 그 자리를 현장 감각을 갖춘 실무형 리더들이 채우며 조직의 유연성을 높이는 데 집중했다.

삼성그룹은 '조직 효율화'에 방점을 뒀다. 정현호 부회장이 퇴임하고 2026년 정기 임원인사에서 부사장급 승진자를 줄이는 등 조직 슬림화 기조를 명확히 했다.

한종희 부회장과 경계현 사장 체제에서 제기된 반도체 경쟁력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전영현 부회장과 노태문 사장의 2인 대표이사 체제를 복원했다. 기술 리더십 강화와 경영 안정화를 동시에 꾀하겠다는 포석이다.

임원 승진은 총 161명으로 지난해(137명)보다 소폭 늘었으나, 반도체(DS) 부문은 메모리와 파운드리 사업부 핵심 보직을 교체하며 성과주의와 기술 인재 중용 원칙을 재확인했다.

SK그룹 역시 '강소화(强少化)'를 기치로 내걸고 대대적인 조직 재편을 단행했다.

지난 4일 수펙스추구협의회를 통해 확정된 2026년 임원 인사는 '젊은 리더십'과 'AI·현장'으로 요약된다.

신규 선임 임원 85명 중 20%가 1980년대생이며, 전체의 60% 이상이 40대로 채워졌다. 평균 연령 48.8세의 젊은 피를 수혈해 조직의 역동성을 높였다.

계열사별 변화도 뚜렷하다. SK텔레콤은 AI와 MNO 양대 축으로 조직을 재편해 정재헌 사장이 지휘봉을 잡았으며, SK에코플랜트는 반도체 전문가 김영식 대표를 영입해 사업 고도화에 나선다.

김종화 SK에너지 사장은 SK지오센트릭 대표를 겸직하며 석유·화학 밸류체인의 통합 시너지를 노린다. SK하이닉스는 지역별 AI 리서치 센터를 신설하고 안현 사장에게 겸직을 맡겨 글로벌 기술 리더십을 강화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국내와 인도 등 핵심 거점의 리더십을 교체하며 현장 대응력을 강화했다.

국내사업본부장에는 영업 전문가인 김승찬 부사장을, 제네시스 본부장에는 기획·상품통인 이시혁 전무를 선임해 내수 방어와 브랜드 수익성 제고에 나섰다.

특히 미래 성장 동력인 인도를 별도 권역으로 분리해 독자 경영 체제를 구축했다. 인도권역본부장에 타룬 갈크 사장, COO(최고운영책임자)에 박동휘 전무를 배치해 현지 시장 확대에 속도를 낸다.

LG그룹은 철저한 성과주의 인사를 단행했다. 외형 성장 대비 수익성이 부진했던 LG전자와 LG화학의 CEO를 각각 류재철 사장과 김동춘 사장으로 교체했다.

부회장단을 권봉석 부회장 1인 체제로 축소하고, 전체 임원 승진 규모를 제한하며 '선택과 집중' 전략을 구체화했다.

롯데그룹은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인적 쇄신을 단행하며 조직 체질 개선에 나섰다.

이동우 롯데지주 대표이사 부회장을 비롯해 이영구(식품군), 김상현(유통군), 박현철(건설) 부회장 등 부회장단 4인이 전원 용퇴를 결정했다. 그룹 전체 CEO의 약 30%에 해당하는 20명을 교체하며 세대교체를 통한 분위기 쇄신을 꾀했다.

한화그룹은 불확실한 대내외 환경에 대비해 검증된 '재무·전략통'을 구원투수로 등판시켰다.

㈜한화 건설부문 신임 대표에는 그룹 내 재무 전문가인 김우석 전 ㈜한화 전략부문 재무실장이 내정됐다. 한화임팩트 대표에는 양기원 전 ㈜한화 글로벌부문 대표를, 한화세미텍 대표에는 김재현 전 한화푸드테크 기술총괄을 각각 선임해 사업 전문성을 높였다.

포스코그룹 또한 잇따른 화재와 안전 사고에 대한 책임을 물어 포항제철소장을 전격 경질하고, 그룹 안전특별진단 TF를 가동하는 등 쇄신 인사를 단행했다.

3·4세 경영 전면화...'기술'로 무장한 젊은 리더십 뜬다

(왼쪽부터) 정기선  HD현대 회장, 신유열 롯데바이오로직스 대표. 각 사 제공 [뉴스락 편집]
(왼쪽부터) 정기선  HD현대 회장, 신유열 롯데바이오로직스 대표. 각 사 제공 [뉴스락 편집]

조직의 군살을 뺀 자리에 '젊은 피'와 '오너 3·4세'가 들어섰다.

2025년 재계 인사는 3·4세 경영인들이 경영 전면에 등판하며 그룹의 체질 개선과 미래 신사업 발굴을 직접 진두지휘하는 '뉴 리더십'의 시작을 알렸다.

이들은 단순한 경영 수업 단계를 넘어, AI(인공지능), 바이오, 로봇 등 첨단 기술 분야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창출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무대에 올랐다.

HD현대는 정기선 수석부회장을 회장으로 승진시키며 명실상부한 3세 경영 체제를 확립했다.

1982년생인 정 신임 회장은 43세의 나이에 그룹 총수 자리에 오르며 조선, 건설기계, 에너지 등 그룹 주력 사업의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중책을 맡았다.

그는 HD현대마린솔루션 설립과 두산인프라코어 인수를 주도하며 경영 능력을 입증한 바 있다. 회장 취임과 함께 HD현대사이트솔루션 공동 대표직도 겸직하며 건설기계 부문의 실적 부진 타개에 직접 나설 예정이다.

정 회장은 AI와 디지털 혁신을 그룹의 핵심 과제로 설정하고 미국 등 해외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롯데그룹은 신동빈 회장의 장남인 신유열 부사장(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 역시 경영 보폭을 대폭 넓혔다. 신 부사장은 이번 인사에서 롯데바이오로직스 각자 대표이사로 내정되며 처음으로 계열사 경영을 직접 총괄하게 됐다.

그는 기존 제임스 박 대표와 함께 그룹의 미래 성장 동력인 바이오 사업을 공동 지휘한다.

또한 롯데지주에 신설되는 전략 컨트롤타워 조직에서 그룹 전반의 비즈니스 혁신과 포트폴리오 전환을 주도하는 중책을 맡았다.

전문 경영인 영역에서도 세대교체 바람은 거세다. 삼성전자는 30대 상무와 40대 부사장을 발탁하며 조직에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DX부문 MX사업부 김철민 상무(39세)와 삼성리서치 AI Model팀 이강욱 상무(39세) 등 30대 임원들이 시스템 소프트웨어와 생성형 AI 모델 개발을 주도하며 '기술 삼성'의 최전선에 배치됐다.

신세계그룹 또한 과감한 외부 영입과 발탁 인사로 젊은 리더십을 구축했다. 이커머스 전문가인 1980년대생 제임스 장(장승환)을 지마켓 신임 대표로 내정하고, 코스메틱 부문에 1985년생인 서민성, 이승민 대표를 발탁했다.

전체 신임 임원 중 40대 비율이 44%에 달할 정도로 신세계의 인사는 '성과'와 '역량' 중심의 젊은 리더십 강화에 초점이 맞춰졌다.

GS그룹은 허태수 회장의 미래 성장 혁신 드라이브를 뒷받침하기 위해 허용수 GS에너지 사장과 허세홍 GS칼텍스 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시켰다.

동시에 GS글로벌, GS엔텍 등 주요 계열사 대표이사에 70년대생 젊은 리더들을 대거 포진시켰다.

김성원 GS글로벌 신임 대표, 허철홍 GS엔텍 신임 대표 등은 기존 관행을 탈피하고 창의적인 도전을 실행할 적임자로 평가받는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뉴스락> 과의 통화에서 "전문경영인 부회장직 축소는 젊은 오너들이 전면에 나서 독자적인 경영 색깔을 드러내기 시작했다는 신호" 라고 진단했다.

오 소장은 "AI 등 급변하는 환경에서 과감한 시도를 하려면 전문경영인 조직부터 젊어져야 한다는 인식이 강하다"며 "과거 성공 방식에 익숙한 원로들의 자문 역할보다는, 실무에 능한 젊은 리더십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해졌다"고 분석했다.

"12월 인사는 옛말"...재계 '속도전'으로 내년 생존 전략 짠다

왼쪽위부터 이재용 삼성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정인화 포스코홀딩스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한화 김동관 부회장,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 허태수 GS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뉴스락편집]
왼쪽위부터 이재용 삼성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정인화 포스코홀딩스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한화 김동관 부회장,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 허태수 GS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뉴스락편집]

주요 그룹들이 통상적인 '12월 정기 인사' 관행에서 벗어나 인사 시계를 대폭 앞당겼다.

2026년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이 고조됨에 따라, 연내 조직 정비를 조기에 마무리하고 내년 사업 전략을 선제적으로 수립하겠다는 의도다.

삼성SK는 인사 시기를 앞당겨 대내외 불확실성에 대응하고 있다.

삼성그룹은 통상 12월 초에 실시하던 사장단 인사를 11월 말로 변경해 발표했다. 

삼성은 인사 시기를 앞당김으로써 내년도 경영 계획 수립에 필요한 물리적 시간을 확보하고, 조직 재정비에 속도를 냈다.

SK그룹 또한 최태원 회장의 주도 하에 예년보다 한 달가량 앞선 시점에 사장단 인사를 진행했다.

현재 그룹 차원에서 추진 중인 사업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재편) 작업을 조속히 매듭짓고, 성장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

SK는 연중 수시 조직 개편과 임원 인사를 병행하며 사업 재편 작업에 주력하고 있다.

HD현대는 계열사 간 합병 등 굵직한 조직 개편 이슈를 고려해 11월 중순 사장단 인사를 실시했다.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 HD현대건설기계와 HD현대인프라코어의 합병을 앞두고 조직 내 혼선을 최소화하기 위한 결정이다. HD현대는 조기 인사를 통해 합병 후 통합 조직의 안정화를 꾀하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예년보다 한 달 빠른 10월 말 인사를 단행하며 재계에서 가장 빠르게 조직 재편에 나섰다. 그룹이 당면한 실적 부진을 타개하고 새로운 리더십을 조기에 구축해 미래 성장 계획을 선제적으로 준비하겠다는 전략이다.

한화포스코는 정기 인사라는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필요에 따라 인사를 단행하는 유연한 체제를 구축했다.

한화그룹은 계열사별로 필요한 시기에 인사를 진행하는 '수시 인사' 체제를 정착시켰다. 지난 7월부터 주요 계열사 인사를 순차적으로 진행하며 경영 공백을 최소화하고 현안에 즉각 대응했다.

포스코그룹 역시 올해 수시로 원포인트 인사를 단행했다. 지난 9월 사업장 안전보건 관리 자문서비스 자회사 포스코세이프티솔루션을 설립하면서, 삼성물산에서 30년 이상 안전 업무를 담당한 유인종 전 상무를 대표로 선임한 것이 대표적이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지금은 업종을 불문하고 AI를 중심으로 산업의 판 자체가 뒤바뀌고 있는 시점"이라며 "AI 기반의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면 도태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진단했다.

이어 "유능한 외부 인재를 적극적으로 영입해 기존과는 확연히 다른 성과를 증명해 보이는 것이 젊은 오너들이 내년에 해결해야 할 최우선 과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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