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노스 전북 현대 수석코치가 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서 열린 광주와 코리아컵 파이널 도중 대기심을 바라보며 거센 항의를 하고 있다. 상암|뉴시스
박병진 주심이 6일 전북과 광주의 코리아컵 파이널 전반 막판, 이정효 광주 감독을 퇴장시키고 있다. 상암|뉴시스
전북 현대의 K리그 최초 라데시마(10회 우승)를 이끈 거스 포옛 감독(우루과이)이 고별전을 원격 지휘했다.
전북은 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5 하나은행 코리아컵’ 파이널에서 광주FC를 연장 혈투 끝에 2-1로 꺾었다. 전북은 조세 모라이스 전 감독(포르투갈) 시절인 2020년 이후 5년 만의 통산 2번째 더블(2관왕)에 성공했다. 역시 국내 최초다. 광주는 창단 첫 우승의 꿈이 좌절됐다.
이날 경기가 특히 주목받은 이유는 ‘포옛 사단’의 고별전이 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말 전북과 2년 계약한 포옛 감독은 5일 구단과 계약해지 절차를 밟은 정황이 포착됐다. 구단은 구체적 언급은 피했으나 “(포옛 감독이) 계약 해지 의사를 밝힌 것은 사실”이라고 전했다.
지난 시즌 내내 바닥을 치다 승강 플레이오프(PO)를 통해 가까스로 생존한 전북은 세계적인 커리어를 가진 포옛 감독을 선임한 올 시즌 ‘6위권 진입’이란 당초 목표가 무색하게 10번째 리그 우승에 성공했고, 코리아컵까지 제패했다.
그러나 포옛 감독은 전북을 더 이상 이끌지 않는다. 반복된 오심 논란에 더해 자신의 오른팔과 다름없는 마우리시오 타리코 수석코치(등록명 타노스·아르헨티나)가 K-심판들과 한국프로축구연맹 상벌위원회로부터 ‘인종차별’ 오명을 뒤집어쓰고 사퇴를 결정하자 자신도 물러나기로 했다. 둘과 함께 불가리스 파나요티스 피지컬 코치(그리스)와 디에고 포옛 분석 코치(우루과이) 등 다국적 코칭스태프 전원이 이르면 다음주 한국을 떠난다.
사실상 ‘포옛 사단’의 마지막 경기임에도 포옛 감독은 벤치에 앉지 못했다. 대신 ‘인종차별주의자’ 멍에를 뒤집어쓰고 만약 한국에 남을 경우, 5경기 출전정지 및 제재금 2000만 원의 중징계를 받은 타노스 코치가 임시 지휘봉을 잡았다.
공교롭게도 타노스 코치와 마찰을 빚은 김우성 주심이 직전 전북과 강원FC의 코리아컵 준결승 2차전에서 포옛 감독을 퇴장시켰다. 당시 포옛 감독의 항의를 친절히 알린 이가 대기심을 봤던 한국프로축구심판협의회장인 이동준 심판이었다.
이 때문에 코리아컵 파이널 심판진에 대한 축구팬들의 관심이 높았는데 아니나 다를까. 대한축구협회 심판위원회는 논란에 휩싸인 두 심판을 전원 제외했고, 박병진 주심이 휘슬을 잡았다. 만약 떳떳하고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면 관중의 야유를 받지 않아도 될 비디오판독(VAR) 심판 정도는 들어갈 수 있었다.
포옛 감독은 대신 경기장 스카이박스에서 선수들을 이끌었다. 전북은 코리아컵 파이널에 스카이박스 5개를 대관했는데 그 중 하나가 원격지휘실이었다. 다만 무선 통신은 최소화했다. K리그는 무전기나 휴대폰 등 전자장비를 활용한 간접 지휘를 할 수 없도록 한 반면 코리아컵 대회 규정엔 이 내용이 없다. 그럼에도 오해를 피하기 위해 전북 구단은 포옛 감독에 따로 당부했다는 후문이다.
그런데 포옛 감독만 원격지휘에 나선 것은 아니다. 이정효 광주 감독도 전반 40분 경고누적으로 퇴장을 당했다. 전반 초반부터 쌓인 판정에 대한 불만이 폭발한 듯 했다. 그는 전반 헤이스가 옐로카드를 받은 뒤부터 심판진을 향한 항의가 잦아졌다.
상암|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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