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관 더봄] 보이차 입문자가 구입할 첫 차를 묻는다면?···'대익 7572'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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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관 더봄] 보이차 입문자가 구입할 첫 차를 묻는다면?···'대익 7572' 강추

여성경제신문 2025-12-06 13:00:00 신고

연재 글로 시작할 첫 번째 차는 보이차의 베스트셀러이자 스테디셀러라고 할 수 있는 맹해 차창 ‘대익 7572’입니다. 대익 7572를 일러 숙차의 기준이라고 부르니 그야말로 보이차에서 어떤 위치인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생차인 7542와 함께 보이차를 생산하는 가장 큰 회사인 맹해 차창의 시그니처 차로 숙차는 '대익 7572'입니다. ‘7572’처럼 네 자리 숫자를 차 이름으로 삼는 차들이 많은데 1975년부터 50년 동안 꾸준하게 생산되고 있으니 숙차를 대표한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보이차에 관심을 가져 마시려고 하는 분들이 어떤 차를 구입하면 좋을지 묻는다면 첫차는 무조건 대익 7572를 추천할 것 같습니다. 찻값도 저렴하고 가짜 진짜 시비할 우려도 없으니 수많은 숙차가 있지만 대익 7572를 처음 마시는 보이차로 추천하는 건 당연하지 않을까 싶네요. 많은 분이 선물로 받은 차로 보이차와 인연을 맺게 될지 모르지만 내 돈을 주고 구입하는 첫 차는 대익 7572가 좋겠습니다.

차 이름이 ‘7572’, 왜 숫자 네 개일까요?     

‘대익 7572’를 풀어보면, 앞의 두 자리 ‘75’는 1975년으로 처음 출시된 연도입니다. 숙차가 개발된 해는 1973년이지만 시장에 출시된 해가 1975년이니 ‘7572’는 숙차의 첫 상품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래서 ‘7572’를 숙차의 기준이라고 하는데 이의를 제기할 수 없는 중요한 의미를 담은 차입니다. 최고의 숙차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숙차를 마시는 기준으로 삼아도 좋겠습니다.     

세 번째 숫자인 ‘7’은 숙차의 원료인 쇄청모차의 등급을 의미하는데, 주로 7등급을 썼다는 뜻입니다. 숫자 네 개를 써서 차 이름으로 쓰는 숫자급 차는 대지차(관목, 밭차라고도 함)로 만드는데 여러 산지의 찻잎을 병배해서(섞어서) 만듭니다.

대지차는 산지보다 차나무의 종류가 우선이며 차나무를 밀식해서 재배하므로 가지치기로 관목 형태로 관리하기 편하게 만듭니다. 찻잎의 등급은 숫자가 적을수록 고급인데 숙차는 주로 하위 등급으로 만듭니다.    

보이차 생산지인 중국 운남성 대형차창에서 나오는 숙차들. 차 이름이 네 개의 숫자를 쓰는데 앞자리 숫자는 다같이 75를 쓰고 있다. 각 차창에서 생산하는 최초의 숙차라고 보면 되겠고 지금도 생산되고 있을 것이다.
보이차 생산지인 중국 운남성(윈난성) 대형 차창에서 나오는 숙차들. 차 이름으로 네 개의 숫자를 쓰는데 앞자리 숫자는 공통으로 75를 쓰고 있다. 각 차창에서 생산하는 최초의 숙차라고 보면 되겠고 지금도 생산되고 있을 것이다. /김정관

네 번째 숫자인 ‘2’는 맹해 차창의 고유번호입니다. 차창 고유 번호는 국영 차창 네 곳에 부여했는데 ‘1’은 곤명 차창, ‘2’는 맹해차 창, ‘3’은 하관 차창, ‘4’는 보이 차창입니다.

이후에 5~0번까지를 차창에서 스스로 붙였는데 5는 봉경 차창, 6은 복해 차창, 7은 흑룡담 차창, 8은 해만 차창, 9는 랑하 차창, 0은 여명 차창의 번호입니다. 지금은 네 자리 숫자를 이름으로 쓰는 차는 거의 없지만 숙차인 7572, 생차인 7542는 대익의 시그니처 보이차로 생산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1973년 곤명 차창에서 숙차가 개발되었고 1975년에 차창별로 숙차를 생산하면서 곤명 차창은 7581, 맹해 차창은 7572, 해만 차창은 7578, 랑하 차창은 7579, 여명 차창은 7590 등 차창마다 다른 병배 기술을 써서 개성 있는 향미로 출시되었습니다.

그 이후 다양한 병배 기술로 수없이 많은 이름의 숙차가 생산되고 있지만 군계일학이라고 할 만큼 7572는 숙차의 스테디셀러로 부동의 위치를 지키고 있습니다. 대익 ‘7572’도 나날이 개선되는 발효 기술로 숙차의 향미가 더 좋아지고 있을 것입니다.     

보이차 숙차의 기준이라는 '대익 7572'     

7572는 처음 생산된 이후 50년 동안 해마다 새 차가 나오고 있습니다. 물론 대익 숙차는 7572뿐 아니라 다른 이름의 제품도 많습니다. 최근에는 대지차 모료가 아닌 고수차를 모료로 쓴 고급 숙차도 생산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익 7572는 보이차를 마시는 사람에게 가장 널리 알려진 숙차로 여전한 수요자를 확보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숙차에 대한 관념이 지금은 예전과는 많이 달라졌지요. 그렇지만 아직도 숙차마다 다른 향미를 구분하지 않고 숙차는 다 그렇다는 인식을 품고 있는 사람도 많을 것 같습니다. 보이차를 처음 접하면서 숙차를 마시면 사실 차마다 다른 향미를 느끼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보이차를 숙차로 시작하면 7572를 기준으로 삼는 것이 좋습니다.     

해마다 생산되는 대익 7572 숙차, 포장지 디자인은 해를 거듭하면서 세련되어 지는 만큼 향미도 발효 기술이 나아지면서 좋아지고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찻값은 큰 변화 없이 저렴하게 유지되면서 숙차를 즐겨 마시는 소비자의 차 생활에 보탬이 되고 있다.
해마다 생산되는 대익 7572 숙차, 포장지 디자인은 해를 거듭하면서 세련되어지는 만큼 향미도 발효 기술이 나아지면서 좋아지고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찻값은 큰 변화 없이 저렴하게 유지되면서 숙차를 즐겨 마시는 소비자의 차 생활에 보탬이 되고 있다. /김정관

7572를 한 편만이라도 꾸준하게 마시고 나서 다른 숙차를 마셔보면 향미가 다르다는 걸 알 수 있을 것입니다. 7572는 숙차의 베스트셀러이면서 스테디셀러라 할 수 있는데도 찻값이 부담 없어서 구태여 더 저렴한 차를 구할 필요가 없습니다.

프리미엄 숙차는 모료의 등급이나 산지에 따라 7572의 곱절을 넘어 수십만원이 되기도 합니다. 숙차는 생차만큼 차마다 향미의 차이를 확연하게 느낄 수는 없겠지만 7572가 아니면 이 차라고 할 수 있는 차도 많이 있습니다.     

7572보다 더 저렴한 차를 찾아야 할 이유는 많지 않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숙차가 아니라 생차를 마시게 되면 7572가 뒷전으로 밀려날 수도 있겠지요. 그렇지만 숙차의 다른 향미가 궁금해져서 더 나은 숙차를 찾는다면 7572라는 기준치를 넘어설 수 있는 차는 고수차 모료를 쓴 숙차라야 할 것입니다. 그만큼 7572는 가성비가 높은 숙차라서 60년 동안 스테디셀러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을 것입니다.  

‘대익 7572’ 맹해 차창 80주년 기념병 마셔보니       

2020년 ‘7572’는 맹해 차창 창사 80주년 기념병으로 출시되었습니다. 포장지는 금색으로 기념병의 특별함을 드러냈고 세월성금(歲月成金) 1940~2020 맹해 차창 80주년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시간이 금이라는 의미는 보이차가 월진월향(越盡越香)으로 후발효의 특성을 가진다는 것이지요. 보이차는 출시될 때 싼값으로 구입해서 묵혀두면 돈이 되니 투자 개념으로 구입하라는 상술이 내포되어 있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이 말을 믿고 대익차를 꾸준하게 구입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2020년은 맹해 차창 설립 80주년이라 대익 '7572'도 기념병으로 생산되었다. 황금색 포장지에 세월성금이라 적어 보이차는 오래되면 가치가 올라간다는 의미를 강조했다. /김정관
2020년은 맹해 차창 설립 80주년이라 대익 '7572'도 기념병으로 생산되었다. 황금색 포장지에 세월성금이라 적어 보이차는 오래되면 가치가 올라간다는 의미를 강조했다. /김정관

120cc 백자 차호에 건차 5g을 넣었습니다. 차를 우리면서 차호(茶壺)의 용량에 맞춰 건차 양을 정해서 넣어야 일정한 차 맛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물은 정수기 물을 사용했는데 숙차나 홍차는 향이 진해서 물을 가리지 않지만 녹차나 생차는 경도가 낮은 물을 쓰는 게 좋습니다. 첫 탕은 세차(洗茶)라고 해서 건차를 씻어내거나 깨우는 의미로 마시지 않고 버리거나 잔을 데우는 데 씁니다.     

2020 대익 7572의 포장지와 병면, 차창 설립 80주년 기념병으로 만든 차라서 병면에 금아가 유난히 많아 보인다. 기념병이라 5년이 지난 지금은 찻값이 세 곱절 이상 오른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2020 대익 7572의 포장지와 병면, 차창 설립 80주년 기념병으로 만든 차라서 병면에 금아가 유난히 많아 보인다. 기념병이라 5년이 지난 지금은 찻값이 세 곱절 이상 오른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김정관
보이차를 우려 마시는 기본 다구에 차 저울은 들어 있지 않은데 꼭 필요하다고 본다. 차호의 용량에 맞춰 건차의 무게를 정해서 우려야 일정한 향미를 음미할 수 있다. /김정관
보이차를 우려 마시는 기본 다구에 차 저울은 들어 있지 않은데 꼭 필요하다고 본다. 차호의 용량에 맞춰 건차의 무게를 정해서 우려야 일정한 향미를 음미할 수 있다. /김정관

두 번째, 세 번째 탕을 합쳐서 차 맛을 음미해 봅니다. 숙차는 우리는 횟수마다 맛을 음미하는 차이기보다 음료수처럼 마시기 때문에 총평으로 이야기할까 합니다. 숙차를 마시지 않는 사람들은 발효취-숙미에 거부감이 있기 때문입니다.

홍어나 청국장에 독특한 발효취가 나는 것처럼 숙차에도 발효 과정에서 생기는 냄새가 있지요. 이 발효취는 3년 정도면 냄새가 빠지기 시작해서 5년이면 거의 사라지는데 예민한 사람은 받아들이지 못하더군요.     

​겨울에는 깊이가 있는 찻잔을 쓰는 게 좋다. 잔이 깊으면 차를 마시면서 잔에 묻은 차향을 음미할 수 있어서 좋다.필자 사무실 테이블 한쪽에 마련된 차상, 간편하게 작은 차판을 놓고 차를 우려 마신다. 백자 차호를 쓰면 생차와 숙차를 구분하지 않고 우릴 수 있으니 편리하다. 5년이 지난 7572 탕색이 맛있어 보인다.
​겨울에는 깊이가 있는 찻잔을 쓰는 게 좋다. 잔이 깊으면 차를 마시면서 잔에 묻은 차향을 음미할 수 있어서 좋다. 필자 사무실 테이블 한쪽에 마련된 차상, 간편하게 작은 차판을 놓고 차를 우려 마신다. 백자 차호를 쓰면 생차와 숙차를 구분하지 않고 우릴 수 있으니 편리하다. 5년이 지난 7572 탕색이 맛있어 보인다. /김정관
깊이가 있는 찻잔에 담긴 7572, 겨울에는 깊은 잔에 담아 마시는 편인데 잔에 묻은 향미를 음미할 수 있어서 좋다.
깊이가 있는 찻잔에 담긴 7572. 겨울에는 깊은 잔에 담아 마시는 편인데 잔에 묻은 향미를 음미할 수 있어서 좋다. /김정관

2020년에 출시된 이 차는 숙미가 없어지지는 않았지만 제 입맛에는 발효취를 숙차의 풍미로 받아들이기 때문에 괜찮았습니다. 여덟 번까지 우렸는데 차 맛을 보면서 입에 맞으면 더 우려도 되지요.

기념병으로 만들어서 그런지 7급지보다 어린잎을 썼고 쓰고 떫은맛 없이 달고 시원한 향미에 후운도 좋게 다가왔습니다. 이 정도의 향미라면 가성비에서 더 나은 숙차가 있을까 싶습니다. 세월성금이라는 포장지의 글귀처럼 앞으로 십 년 이상 시간과 함께 변화될 향미가 기대되는 차입니다.       

 

글을 쓰면서 고백하자면 보이차를 마시기 시작해서 십 년을 숙차만 마셨고, 지금도 숙차를 매일 마시고 있는데 ‘7572’는 마시지 않았습니다. 왜 그랬는지 뚜렷한 이유는 없었는데 대익차를 피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보이차 차창 넘버 2라고 하는 노동지와 다른 차창의 숙차를 폭넓게 접할 수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이번 연재 글의 첫 번째 차는 ‘7572’가 되어야 마땅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보이차에 관심을 가져서 어떤 차를 구입해야 할지 궁금한 분이라면 첫 차는 무조건 대익 7572라고 추천합니다. 2020년 출시 기념병 7572는 가격이 많이 올라서 구입에 부담이 될 수 있지만 그 이외의 7572는 저렴합니다. 지금은 숙차 발효 기술이 대중화되고 해마다 품질이 좋아지고 있으니 대익 숙차가 아니더라도 다양한 다른 차창 숙차에도 관심을 가져도 좋겠습니다.

여성경제신문 김정관 건축사·도반건축사사무소 대표 kahn77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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