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희준 광주고검 검사가 수사 외압 의혹을 주장하고 있는 문지석 광주지검 부장검사를 무고 혐의로 수사해 달라고 특검에 요청했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엄 검사는 6일 관봉권·쿠팡 특별검사(특검)에 문 검사의 무고 혐의를 조사해 달라는 취지의 수사요청서를 제출했다. 문 검사가 지난 5월 허위 사실을 토대로 본인에 관한 진정서를 대검찰청 감찰부에 제출해 무고죄를 범했다는 것이다.
엄 검사는 "문지석 검사는 엄희준·김동희 검사가 대검 보고에서 쿠팡 관련 노동청 압수물 내용을 누락시켰다고 주장한다"며 "그러나 김동희 검사는 2025년 4월 18일 대검에 노동청 압수물 내용과 문지석 검사의 입장까지 보고했다"고 밝혔다.
엄 검사는 "문지석 검사는 엄희준 검사가 자신을 패싱하고 자신에게 무혐의를 강요했다고 주장한다"며 "그러나 엄희준 검사는 사전 처리 전 부장검사의 의견을 듣기 위해 2025년 3월 5일 김동희·문지석 검사와 함께 회의를 했다"고도 했다.
그는 "그 후 문지석 검사는 2025년 4월 18일 다시 한번 쿠팡 사건을 무혐의하는 것에 동의했고 이 역시 관련 메신저 내역이 남아있다"며 "엄희준 검사가 무혐의를 강요했다거나 부장검사를 패싱했다는 문지석 검사의 주장도 거짓말이다"고 말했다.
엄 검사는 "엄희준 검사가 주임검사에게 무혐의 가이드라인을 줘 주임검사 의견과 달리 사건을 처리하도록 했다는 문지석 검사의 주장도 거짓말"이라며 "문지석 검사는 지휘권자인 엄희준 검사를 처벌받게 함으로써 자신에 대한 감찰 혐의를 면탈하려는 목적으로 허위의 사실로 엄희준 검사를 무고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검사는 쿠팡 사건을 수사할 당시 사전 보고 규정을 지키지 않고 압수수색을 진행한 혐의 등으로 대검에서 감찰을 받았다.
엄 검사는 "쿠팡 측과 아무런 관련이 없고 쿠팡 관련 사건 처리를 왜곡할 그 어떤 동기도 없다"며 "상설 특검에서는 본건 사실관계를 명백히 규명한 후 문지석 검사를 무고죄로 엄중히 처벌해 줄 것을 요청한다"고 했다.
앞서 부천지청은 중부지방고용노동청이 근로자들에게 불리한 방식으로 취업 규칙을 바꾸고,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았다는 의혹을 골자로 하는 쿠팡 사건을 기소 의견으로 송치한 것을 불기소했다. 사건을 담당한 문 부장은 쿠팡에 책임을 묻지 못했던 배경에 지휘부의 외압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문 부장은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당시 부천지청장이었던 엄 검사 등이 쿠팡을 기소하지 못하게 막고, 새로 부임한 주임검사를 따로 불러 무혐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고 말하며 눈물을 흘렸다.
엄 검사는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올린 글에서 쿠팡 사건을 불기소할 수밖에 없었던 법리적 배경을 설명하는 한편 수사 외압은 사실 무근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관봉권·쿠팡 특검은 전날로 준비기간 20일을 모두 사용한 후 이날부터 본격적인 수사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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