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겨울이 깊어지면 따뜻한 음료와 잘 어울리는 고소한 간식이 떠오른다. 그중에서도 '땅콩'은 예전부터 집마다 쌓아두고 먹던 재료다. 삶아 먹거나 구워 먹고, 갈아서 바르거나 국물 요리에 넣는 등 쓰임이 넓어 세대와 상관없이 손이 먼저 간다.
땅콩은 이렇게 일상적인 간식으로 자리 잡았지만, 식재료 이상의 의미를 보여주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지난 1일 네덜란드 마스트리흐트대 연구팀은 60대 후반 성인을 대상으로 땅콩 섭취가 뇌 기능에 어떤 변화를 일으키는지 살폈다. 그렇다면 땅콩은 어떤 효능이 있는 걸까. 지금부터 자세히 알아본다.
4개월간 진행된 '땅콩' 섭취 실험 결과
지난 1일 공개된 연구는 심혈관 질환이나 당뇨 병력이 없고, 땅콩 알레르기가 없는 65~75세 성인 31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16주 동안 매일 껍질째 구운 무염 땅콩 60g을 섭취했고, 이후 8주간 휴식기를 가진 뒤 다시 16주 동안 땅콩과 견과류를 제외한 식단을 유지했다.
MRI 기반 관찰 결과 전체 뇌 혈류량은 3.6%, 회백질 혈류량은 4.5% 늘었다. 언어·판단을 담당하는 전두엽은 6.6%, 기억에 관여하는 측두엽은 4.9% 증가했으며, 일정 시간 뒤 단어를 다시 떠올리는 평가에서도 5.8% 높은 점수가 기록됐다.
'땅콩' 속 어떤 요소가 변화를 이끌었을까
연구팀은 L-아르기닌을 핵심 요인으로 설명했다. 이 성분은 체내에서 산화질소 생성에 관여하며, 혈관이 좁아지는 상황을 줄이는 데 쓰인다. 산소가 뇌세포에 원활하게 전달되면 뇌에서 정보를 정리하는 과정이 보다 수월해진다.
껍질의 역할도 확인됐다. 껍질에는 지방 산화를 늦추는 성분이 포함돼 세포막 손상을 막는 데 도움이 된다. 실험에 껍질째 구운 형태가 사용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짠맛이 있으면 혈관이 더 좁아질 수 있어 무염 방식이 택해졌다.
일상에서 체감하는 '땅콩'의 장점
땅콩은 뇌와 관련된 변화 외에도 일상에서 바로 느낄 수 있는 장점도 있다. 먼저 식이섬유 함량이 높아 포만감이 오래 이어지고 장 움직임도 일정하게 유지된다. 불포화지방산이 많은 편이라 혈액이 흐르는 과정이 안정적으로 유지된다.
또한 비타민 B군과 미네랄이 포함돼 있어 건조한 시기에도 피부가 쉽게 건조해지지 않도록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식물성 단백질은 부족해지기 쉬운 단백질 섭취량을 보완하는 데 쓰여 일상에서 체력 저하가 덜 느껴진다.
집에서 바로 만드는 고소한 '땅콩잼' 레시피
땅콩은 집에서도 쉽게 섭취할 수 있는 재료라 별다른 준비 없이 바로 조리로 이어지기 좋다. 구운 땅콩을 곱게 갈면 처음에는 고운 가루에 가깝지만, 계속 갈다 보면 기름이 배어 나오면서 점성이 점차 생긴다.
원하는 질감에 따라 조금씩 변형하는 것도 어렵지 않다. 더 진한 맛을 원하면 약불에서 한 번 더 볶아 수분을 날린 뒤 갈아주면 고소함이 깊어진다. 반대로 묽은 질감이 좋다면 우유나 식물성 음료를 한두 스푼 섞어 스프레드 형태로 만들 수 있다. 토스트, 바나나, 사과 조각처럼 담백한 식재료와 함께 먹으면 맛이 조화롭다.
보관 과정도 간단하다. 완성된 땅콩잼을 밀폐용기에 담아 냉장 보관을 하면 약 1~2주 동안 충분히 사용할 수 있다. 시간이 지나 굳는 느낌이 들면 오일을 한 방울 섞어 저어주기만 해도 처음처럼 부드러운 상태로 돌아온다.
Copyright ⓒ 위키푸디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