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서 유일하게 미분양 관리지역으로 지정된 경기도 이천시가 이번 달에만 연이은 신축 물량이 풀리면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금성백조주택은 이천중리택지개발지구 B3블록에서 ‘이천 중리 금성백조 예미지’를 12월 중 공급할 계획이다.
해당 단지는 지하 2층~지상 20층, 12개 동으로 구성되며 총 1009가구(전용 59~84㎡) 규모다. SK하이닉스 이천공장에서 약 5km 거리에 위치해 배후 주거지라는 장점이 부각되고 있지만, 분양가가 예상보다 높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확정 분양가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3.3㎡당 약 1600만원 수준이 거론되며 전용 84㎡ 기준 5억 원 초반대로 책정될 것이란 전망이다.
문제는 인근 신축 아파트의 시세가 심상치 않다는 점이다. 바로 옆 힐스테이트이천역1단지 84㎡ 분양권은 분양가 6억5000만 원에서 최근 4억2000만 원선까지 떨어져 거래되고 있다.
이미 먼저 분양을 완료한 신축 아파트까지 '마피'를 피할 수 없는 상황인데 수요 기반이 충분히 형성되지 못한 분위기 속 추가 물량이 투입되는 셈이다.
예미지와 유사한 가격대로 청약을 진행했던 이천 중리지구 A-2블록 ‘신안인스빌 퍼스티지’ 역시 지난해 1순위 청약에서 203명 신청에 그치며 전 타입이 미달된 바 있다.
더 심각한 점은 이천시의 연말 공급 계획이 이뿐만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이천시 증포동 107-2번지 일원에 조성되는 ‘이천 증포5지구 칸타빌 에듀파크’(355가구)도 같은 시기 분양을 준비 중이다.
신축 분양 단지도 벌써 마피 2억원 찍어
두 단지를 합한 공급량은 이천시가 현재 보유한 미분양 물량에 맞먹는 수준으로 지역 내 공급 과잉 논란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이천시의 미분양은 지난해 12월 1911가구로 10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한 뒤 최근까지 1600가구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
실제 매매가를 살펴보면 현재 증포동 일대 전용 84㎡ 아파트는 3억~4억 원대가 주로 형성돼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천 증포3지구 대원칸타빌 2차 더테라스'는 지난달 4억750만원, '증포새도시 한양수자인 5블럭'은 3억8500만원에 거래됐으며 '설봉2차 푸르지오'는 지난 8월 4억800만원에 손바뀜됐다.
같은 지역에서 유일하게 5억 원대를 기록한 단지는 ‘이천 센트럴 푸르지오’로 올해 2월 5억1000만원에 거래된 사례가 있다.
이에 현장의 부동산 대표는 "이천시는 반도체 산업 호재에 힘입어 공급이 과도하게 증가했지만 교통·생활 인프라 확충은 속도를 따라가지 못해 실수요 유입이 제한적인 상황"이라며 "가격 부담과 분양 물량 증가가 동시에 이어지고 있어 시장 불확실성이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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