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자체 개발된 GLP-1 계열 비만 신약이 국가 혁신의료제품 심사 프로그램에 포함되면서 허가 시점이 당초 예상보다 앞당겨질 가능성이 열렸다. 다양한 대사 지표 개선이 확인되면서 국내 비만 치료 옵션을 넓힐 후보물질로 주목을 받고 있다.
해당 신약은 최근 혁신의료제품 신속심사 프로그램(GIFT)에 지정됐다. 이 제도는 치료 대안이 제한적이거나 의학적 개선 가능성이 높은 의약품을 우선 심사해 개발 기간을 단축하는 지원 체계다. 지정 시 전담 심사팀 배정과 맞춤형 심사, 우선심사 등 절차적 혜택을 통해 기존 대비 약 25% 빠르게 심사를 받을 수 있다.
이번 결정의 배경에는 3상 주요 치료기간 동안 확인된 결과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발표된 40주차 주요 데이터에서 연구 참여자들은 위약 대비 유의미한 체중 감소를 보였다. 전체 투약군 평균 체중감소율은 약 9%대로 나타났으며, 일부 집단에서는 이보다 높은 감소 폭이 관찰됐다. 신약 투여군은 허리둘레, 체질량지수(BMI), 혈당 지표, 지질 수치, 혈압 등 주요 대사 관련 항목에서도 개선된 변화를 보였다.
특히 위장관 이상반응 등 부작용 측면에서 비교적 낮은 발현 비율을 보였다는 점은 장기 처방 가능성을 판단하는 데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부작용 발생률이 낮을수록 복약 지속성을 높일 수 있다"며 "대사질환 위험이 높은 비만 환자에게 새로운 선택지가 될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현재 24주 연장 연구를 추가로 진행 중이며 총 64주 데이터를 확보해 체중 감소 효과의 지속성과 안전성을 평가할 계획이다. 확보되는 자료를 바탕으로 연내 허가 신청을 마무리하고, 2026년 품목허가를 목표로 절차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신속심사 대상 지정은 국내 개발 의약품이 글로벌 수준의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중요한 계단"이라며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평가를 충실히 진행해 환자들의 선택권을 넓힐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국내 비만 인구가 꾸준히 증가하는 가운데, 안전성과 대사 개선 효과를 두루 갖춘 신약 후보가 등장했다는 점에서 의료계와 산업계 모두가 관련 절차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향후 장기 연구 결과와 허가 심사 과정이 어떤 결론으로 이어질지가 새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폴리뉴스 이상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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