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겨울 바람이 길게 불기 시작하면 시장에서 과일을 찾는 발걸음이 잠시 줄어드는 흐름이 나타난다. 추운 날씨에는 상큼한 과일보다 따뜻한 음식에 손이 먼저 가기 때문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도 한국의 '포도' 농가에는 반가운 변화가 이어지고 있다. 필리핀과의 장기 검역 협상이 마무리되면서 한국산 포도가 새로운 시장으로 나아갈 기반이 마련된 것이다.
필리핀 수출 협상 타결한 '포도'
11월 25일, 농림축산검역본부는 2007년부터 이어진 포도 수출 협상이 최종 합의됐다고 발표했다. 필리핀은 병해충 관리 기준을 엄격하게 적용하며 여러 차례 현장 점검을 했고, 지난해 8월에는 국내 과수원과 선과장을 직접 확인했다. 이 절차를 통과하며 한국산 포도는 필리핀 수출 요건을 충족한 것으로 인정받았다.
수출을 위해서는 과수원과 선과장 등록, 병해충 예찰 체계 유지, 수출문서 기재 등 일정 기준을 따라야 한다. 검역본부는 합의된 내용을 반영한 고시를 마련하고 농가 대상 교육을 차례대로 진행할 계획이다. 절차가 정리되면 내년부터 필리핀 대형마트와 온라인 시장에서도 한국산 포도를 볼 수 있다.
한국산 포도는 미국과 대만 등에서도 수출량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23년 3376t에서 2024년 4789t으로 늘었고, 올해 1~10월에는 이미 5014t을 기록했다.
포도의 주요 효능
포도는 수분이 풍부해 건조한 겨울철에 입안을 촉촉하게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껍질·과육·씨가 함께 구성돼 있어 한입에 여러 식감이 느껴지고, 자연스러운 단맛이 부담스럽지 않아 간식으로 무리가 없다. 몇 알만 먹어도 금세 포만감이 생겨 간단히 먹기 좋다.
껍질의 짙은 보랏빛은 안토시아닌 색소가 풍부하다는 의미다. 이 성분은 포도의 색을 만들고, 입안에 산뜻한 기운을 남겨 기름진 음식 사이에서도 입안을 정리해 준다. 씨까지 함께 씹으면 식이섬유 섭취가 이어져 속이 편안한 느낌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점도 포도가 꾸준히 선택되는 이유다.
또한 포도는 따뜻한 음료나 간단한 조리식으로 만들기 수월해 계절과 상황에 따라 여러 형태로 즐기기 좋다. 끓여 마시거나 졸여 먹으면 향이 깊어지고, 얼려 갈아 마시면 은근한 단맛이 살아나 생과일과는 또 다른 질감을 느낄 수 있다.
포도 활용 레시피
포도는 손질 과정이 어렵지 않아 요리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도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다. 먼저 포도를 약불에서 천천히 졸인 조림은 겨울철에 특히 잘 맞는 방식이다. 깨끗이 씻은 포도에 물과 레몬즙을 더해 은근하게 끓이면 향이 응축되고 단맛이 자연스럽게 살아난다. 요거트나 식빵, 크래커와 함께 아침 식사처럼 곁들이기 좋고, 견과류와 섞으면 간식으로도 부담이 없다.
실내 난방이 오래 이어져 오히려 차가운 음료가 당기는 날에는 얼린 포도 스무디가 잘 맞는다. 포도를 미리 얼려 두었다가 우유나 요거트와 함께 갈아주면 설탕을 넣지 않아도 단맛이 충분하다. 얼린 포도 자체가 얼음 역할을 해 따로 얼음을 넣을 필요가 없고, 식감도 한층 부드럽게 완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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