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지방 부동산 침체가 이어지며 부동산업 대출이 통계 집계 이후 처음으로 3분기 연속 감소했다. © 연합뉴스
[프라임경제] 국내 지방 부동산 경기가 장기 침체에 빠지면서 부동산업 대출이 사상 처음으로 세 분기 연속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5일 공개한 '3분기 예금취급기관 산업별 대출금' 통계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부동산업 대출 잔액은 468조600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1조4000억원 줄었다. 감소 폭은 직전 분기(-9000억원)보다 더 커졌다.
부동산업 대출은 올해 1분기 12년 만에 처음 감소한 이후 내리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세 분기 연속 줄어든 것은 2008년 관련 통계 집계가 시작된 이후 처음이며, 2012년 말부터 2013년 초 두 분기 연속 감소한 뒤 가장 긴 감소 흐름이다.
건설업 대출도 상황은 비슷하다. 3분기 중 건설업 대출은 전 분기보다 1조 원 감소하며 5분기 연속 축소됐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였던 2009년 2분기부터 2010년 2분기까지 이어진 감소세 이후 처음으로 관측되는 장기 하락이다. 부실 대출의 매·상각 영향이 확대되며 감소 폭도 이전보다 커졌다.
한편 3분기 말 전체 산업 대출 잔액은 2014조100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20조2000억원 늘었다. 늘어난 폭 역시 전 분기(14조5000억원 증가)보다 확대됐으며,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대출 수요가 증가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제조업 대출은 4조1000억원, 서비스업은 15조7000억원 증가했다. 특히 금융·보험업 대출이 9조6000억원 늘어나며 큰 폭의 상승을 보였다. 이는 은행의 지주회사 및 SPC 대출 확대, 인수금융 리파이낸싱, 자산관리회사들의 부실 부동산 매입 자금 조달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도소매업과 숙박·음식점업 대출도 각각 2조1000억원, 1조2000억원 증가했다.
금융업권별로 보면 예금은행 대출은 20조4000억원 늘어난 반면, 비은행 예금취급기관은 3000억원 줄었다. 예금은행에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개인사업자 대출이 모두 증가세를 보였으며, 운전자금 대출이 13조6000억원 늘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시설자금 대출도 6조6000억원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방 부동산 경기 부진이 이어지면서 구조조정 과정에서 부실 대출의 매·상각이 발생했고, 이로 인해 부동산업 대출이 감소세를 지속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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