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인공지능(AI)에 이어 차세대 국가 전략 산업으로 '로봇 산업'을 지목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국내 로봇 관련주가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테슬라의 주가 상승과 함께 미국발 정책 모멘텀이 더해지면서 로봇 섹터 전반에 저가 매수세가 유입된 것으로 풀이된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국내 증시에서 로봇 관련 종목들은 시가총액 규모와 무관하게 강한 상승 흐름을 나타냈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현대오토에버가 전 거래일 대비 27.19% 급등한 28만3000원에 마감했고, 로봇 대표주로 꼽히는 두산로보틱스도 7.82% 오른 8만2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SJG세종(10.19%), 와이투솔루션(11.23%) 등도 로봇 테마주로 묶이며 동반 상승했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중소형 종목 중심의 탄력이 더욱 거셌다. 한라캐스트가 17.73% 급등하며 가장 높은 오름폭을 기록했고 원익홀딩스(16.11%), 스맥(14.29%)도 두 자릿수 상승률을 보였다. 한국피아이엠(6.87%), 감속기 제조기업 우림피티에스(2.76%) 등도 강세 흐름에 동참했다.
이번 로봇주의 급등 배경에는 미국발 정책 호재가 자리하고 있다. 3일(현지시간) 트럼프 행정부가 AI에 이어 로봇 자동화 산업을 차세대 육성 산업으로 지정하고 정부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지자 뉴욕증시에서 로봇 관련주의 가치가 재평가되는 흐름이 나타났다.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이 최근 주요 로봇 업계 CEO들과 회동한 데 이어, 행정부가 내년 중 로봇산업 관련 행정명령 발동을 검토하고 있다는 내용도 전해졌다.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를 개발 중인 테슬라의 주가가 전 거래일 대비 4% 상승한 점도 국내 로봇 섹터의 투자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중소형 로봇 기업들이 다수 포함된 코스닥 시장의 시가총액은 전날 처음으로 500조원을 돌파하며 시장 전반에 훈풍이 불었다.
증권가에서는 미국 정부의 정책적 육성 의지가 본격 확인되면서 로봇산업 성장성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고 진단한다. 제조업 리쇼어링 정책과 노동력 부족 문제가 맞물려 산업용 로봇 및 자동화 설비 수요가 구조적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평가된다.
김시청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정치 매체 보도에 따르면 교통부가 연내 휴머노이드 로봇 전담팀을 신설할 가능성이 언급됐다"며 "사실로 확인된다면 이는 로봇산업을 전략 산업으로 격상시키는 조치로,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시그널"이라고 평가했다.
태윤선 KB증권 연구원도 "인구 고령화와 인건비 부담 증가, 산업 현장의 안전 기준 강화 등 구조적 요인으로 로봇 수요가 빠르게 확대되는 상황"이라며 "국내에서도 대기업 중심으로 M&A와 신규 투자 등이 활발해지고 있고, 정부 정책 지원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어 관련 기업에 대한 관심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폴리뉴스 김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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