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을 전하는 물류센터에서 택배 포장기사가 돼 레일 위의 택배를 포장한다. 처음에는 단순 포장만 하다가 난이도가 높아질수록 깨지기 쉬운 물건이나 구겨진 박스 등 포장에 신경쓸 요소가 많아진다. (트윈채리엣 팀, ‘XX물류센터’)
빌딩 벽 청소부가 돼 고층빌딩 옥상에서 로프를 매달고 양 옆으로 이동하며 벽에 묻은 얼룩을 닦는다. (Ryo Kobuchi 팀, ‘SKY THE SCRAPER’)
5일 기자가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오는 7일까지 개최되는 인디게임·컬처 페스티벌 '비버롹스 2025'에 참여해 참가부스별 마련된 게임 체험을 하니, 단연 '하이퍼리얼리즘' 콘텐츠의 게임들이 눈에 띄었다.
올해 비버롹스에는 오프라인 82개, 온라인 281개 인디게임 개발팀이 참가해 작품을 선보인다.
'용사식당'으로 대한민국게임대상 '인디게임상'을 수상한 스마일게이트멤버십(SGM) 출신 '팀 타파스'의 신작 '마녀의 정원'을 포함해, 영상편집툴에서 영감을 받은 퍼즐 플랫포머 '영상편집자', AI 기술을 게임 핵심 재미요소로 삼은 '수상한 편의점', 물류센터에서 일어나는 강도높은 노동을 다룬 'XX물류센터' 등 다양한 장르의 개성 넘치고 참신한 게임이 출격한다.
기자가 체험한 'XX물류센터'의 트윈채리엣 팀 관계자는 "하이퍼리얼리즘 게임의 특성상 피로도가 높을 수 있어 게임 속 플레이되는 택배 포장기사 계약 기간을 16일로 제한했다"며 "게임 유저가 엔딩을 볼 수 있도록 했고 유저들의 매운 맛 리뷰를 기다린다"고 말했다.
하이퍼리얼리즘 게임은 게임 속에서 현실에서 보는 것과 비슷하거나 그 이상으로 디테일한 시각·청각·물리적 반응을 구현해, "진짜 현실 안에 들어온 것 같은 몰입감"을 목표로 하는 게임을 말한다. 'XX물류센터'는 컨베이너 벨트 위 이동하는 택배 박스를 일일이 수작업으로 포장하는 디테일을 즐길 수 있다.
비버롹스를 주최·주관한 스마일게이트 퓨처랩 재단은 어린이, 청소년의 창의성이 발현되는 공간과 문화를 연구하고, 청년 창작자가 성장할 수 있는 창작자 생태계 조성을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청년 창작자들이 자신의 콘텐츠를 완성해 나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스마일게이트멤버십'(SGM), 인디게임 문화 축제 '비버롹스 페스티벌' 등 다양한 세대가 자신의 고유성을 발휘할 수 있는 창작 환경을 조성·확산해 오고 있다.
비버롹스는 국내를 넘어 글로벌 인디게임 축제로 발돋움 중이다. 엘프를 알에서부터 영웅으로 성장시키는 디지털 펫 육성 게임 'Yolk Heroes', 꿈을 쫓는 창문 청소부의 이야기를 다룬 액션 어드벤처 게임으로 기자가 체험한 'SKY THE SCRAPER' 등 30개의 해외 게임이 온오프라인 전시장에서 국내 유저들을 맞이한다.
다채로운 부대 전시도 선보인다. 퓨처랩은 지난 10월 네이버웹툰과의 협업으로 진행한 '비버잼'에서 창작자들이 개발한 인기 웹툰 IP 기반의 프로토타입 게임들을 비버롹스 현장에서 최초로 공개한다. 또한 독창적인 게임을 선보이는 실험게임 페스티벌 '아웃오브인덱스'(OOI)와 '산나비' 특별부스도 마련했다. 이외 미국의 '좋은 피자, 위대한 피자' 개발사 대표 앤서니 라이(Anthony Lai)와 '산나비' 개발사 유승현 대표의 특별 강연, 인플루언서 사인회 등 방문객을 위한 다양한 무대 이벤트가 진행될 예정이다.
비버롹스는 현장 몰입도를 높이기 위한 실물 '가이드&퀘스트북'을 관람객 전원에게 제공한다. 퀘스트북에는 전시관 동선과 게임소개, 미션이 담겨있다. 축제를 방문한 관람객들이 게임 실력에 관계없이 자연스럽게 인디게임을 체험하고 미션을 수행할 수 있도록 설계했으며 퀘스트를 수행하면 비버롹스 굿즈와 로스트아크 굿즈 등 경품을 받을 수 있다.
올해 4회째를 맞는 비버롹스는 지난해까지 누적 방문객 2만8000여명을 기록한 국내 대표 인디게임 축제다. 올해부터는 "열정적인 인디게임 창작자들이 세상을 뒤흔드는(Rock) 축제의 장을 만든다"는 의미로 행사명을 바꿔 진행한다.
티켓은 DDP 아트홀 1관 현장 티켓부스에서 구매할 수 있다.
황주훈 퓨처랩 팀장은 "비버롹스는 창작자에게는 대중과 호흡하며 성장하는 기회가, 관람객들에게는 인디게임만의 참신한 매력을 발견하는 축제의 장이 될 것"이라며 "열정 넘치는 창작자들의 게임과 다양한 콘텐츠를 체험할 수 있는 비버롹스에서 인디게임과 창작 문화의 즐거움을 만끽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현정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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