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광호 신부 시집 '흐름 위에서'·산문집 '동검도 채플 블루로고스'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 지금이야말로 사랑할 시간 = 크리스토퍼 화이트 지음. 방종우 옮김.
보다 포용적인 교회를 내세우며 개혁 행보를 이어간 프란치스코 교황은 '가장 사랑받은 교황'인 동시에 '가장 논쟁적인 교황'이었다. 그가 지난 4월 선종한 후 바티칸은 개혁을 이어갈지, 아니면 되돌아갈지 중대한 기로에 놓였다.
미국 종교매체 내셔널가톨릭리포터의 바티칸특파원인 저자는 그런 면에서 교황 레오 14세를 선출한 이번 콘클라베가 60년 만에 가장 중요한 선거였다고 말한다. 60여 년 전 교황 요한 23세와 바오로 6세가 나란히 제2차 바티칸공의회를 통해 교회 개혁을 끌어냈듯 프란치스코와 후임 교황이 나란히 전환점을 가져올 가능성에 주목한 것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전임 프란치스코 교황의 유산을 되돌아보고, 지근거리에서 지켜본 레오 14세 선출 과정을 생생하게 전한다. 이어 그렇게 탄생한 첫 미국인 교황 레오 14세가 걸어온 길을 짚어보며 그가 앞으로의 교회를 어떤 방향으로 이끌지 전망한다.
미국 중서부 출신이면서 페루 등 미국 밖에서 주로 활동했고, 프란치스코 교황의 부름을 받아 바티칸 주교부 장관으로 행정도 경험한 '다층적 정체성' 때문에 저자는 레오 14세가 "분열을 완충하는 감각"을 갖췄다고 표현한다.
"낙태에 반대하면서도 동시에 이주민과 기후변화의 피해자들을 대변하는 교황은 어느 아우구스티노회 동료 수도자의 말처럼 '보수주의자들을 크게 기쁘게 하면서도 때로는 실망시킬 것이며, 자유주의자들 또한 크게 기쁘게 하면서도 때로는 실망시키기도 할 것이다."
한겨레출판. 252쪽.
▲ 흐름 위에서·동검도 채플 블루로고스 = 조광호 지음.
강화도 인근 작은 섬 동검도의 언덕에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작은 7평짜리 성당이 있다.
이곳 '동검도 채플'에서 미사를 집전하면서 스테인드글라스 화가로도 활동하는 조광호 신부가 첫 시집 '흐름 위에서'와 산문집 '동검도 채플 블루로고스'를 나란히 내놨다.
"나에게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쓴다는 것은 고요 속에서 내면을 들여다보는 일"이며 "나에게 예술은 신앙을 표현하는 또 다른 방식"이라는 조 신부는 동검도 채플에서의 사유를 절제된 언어로 담아냈다.
"시작도 끝도 없이 / 자욱이 서려 있는 / 거대한 생멸의 심장에 스며드는 / 연둣빛 환상의 아르페지오 / 어찌하여 / 흐름 위에서도 / 강은 머물기를 원하는가"(시 '아침 동검도 풍경' 중)
파람북. 220쪽·33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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