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 벌이며 나체 영상 요구도…초국경 공조작전 첫 성과
(서울=연합뉴스) 이동환 기자 = 한국 경찰청이 초국경 합동 작전을 통해 캄보디아와 태국에서 스캠(사기) 범죄를 벌이던 한국인 등 28명을 검거했다고 5일 밝혔다.
작전명 '브레이킹 체인스'(Breaking Chains·사슬 끊기)로 한국 경찰 주도로 미국·중국·일본·캄보디아·태국 등 16개국이 참여하는 공조 작전의 첫 성과다.
먼저 현지시간으로 지난 4일 오후 3시께 태국 국경 밀집 지역인 캄보디아 포이펫에서 범죄단체 총책 및 조직원 15명이 검거됐다. 이들은 전부 한국 국적이다.
조직원만 66명에 달하는 이 단체는 여성을 매칭시켜주겠다며 가입비 등을 편취하는 수법으로 피해자 27명에게 25억8천900만원을 가로챘다.
충남경찰청 형사기동대가 제공한 핵심 첩보를 토대로 '코리아 전담반'이 현지 치안 당국과 작전 계획을 수립해 검거에 기여했다.
한국과 캄보디아 경찰관들이 합동 근무하며 한국인 대상 범죄에 24시간 대응하기 위해 지난달 발족한 코리아 전담반이 핵심 역할을 했다고 경찰청은 설명했다.
태국에서도 보이스피싱 조직원을 대거 검거했다.
한국·태국 경찰은 지난 4일 방콕 내 사무실을 급습해 태국 거점 보이스피싱 조직원 13명을 검거했다. 수사관이 들이닥칠 때도 범행이 이뤄지고 있었다.
검거 인원 중 4명은 중국 국적 신분증을 갖고 있었다. 다만 허위 신분증일 가능성도 있어 경찰은 현재 구체적인 신상을 파악 중이다.
이들은 지난 9월부터 수사기관을 사칭해 피해자들로부터 약 1억원을 편취했다.
특히 여성 피해자들에게 수사관 행세를 하며 구속영장 발부 관련 신체 수색을 해야 한다며 나체 영상을 요구한 혐의 등도 있다.
현지 경찰 주재관 및 협력관 등 한국 경찰관이 직접 검거 작전에 참여했다.
경찰청은 지난 10월부터 서울청 금융범죄수사대와 함께 조직원들의 추적 단서를 수집해왔다. 이후 브레이킹 체인스를 통해 양국이 합동 검거 계획을 세웠다.
이재영 경찰청 국제협력관은 "브레이킹 체인스를 바탕으로 현장 수사관들이 초국가 범죄에 대응한 국제공조의 우수 사례"라며 "코리아전담반 등 경찰 파견 인력과 해외 법 집행기관과 긴밀한 협력으로 국제 범죄 척결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dh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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