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에는 추운 날씨 탓에 창문을 닫고 운전하는 시간이 길어진다. 환기가 부족해진 차 안은 음식물 냄새나 퀴퀴한 곰팡내가 머물기 쉽다. 이때 강한 향으로 악취를 덮는 화학 방향제 대신,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물건으로 냄새의 원인까지 제거할 수 있다. 지금부터 비용 부담 없이 차량 내 공기를 바꾸는 3가지 방법을 소개한다.
1. 음식 냄새 잡는 '사과 반쪽'
먹다 남은 사과는 좋은 천연 탈취제가 된다. 사과는 표면에 미세한 구멍이 많은 성질을 지녔다. 껍질과 과육 사이의 미세한 공기층이 필터 역할을 하여 공기 중에 떠다니는 악취 입자를 강력하게 빨아들인다. 사과를 반으로 자르면 단면적이 넓어져 공기와 접촉하는 면이 늘어나고, 흡착 효과는 더욱 높아진다.
또한 사과 속에 풍부한 유기산 성분은 악취 주원인인 암모니아나 아민 같은 알칼리성 휘발 물질과 반응해 냄새를 분해한다. 퇴근 후 차 안에 사과 반쪽을 놔두고 내리면, 다음 날 아침 냄새가 사라지고 은은한 사과 향만 남는다.
사과의 당분은 끈적임이 남을 수 있으므로 차량 시트나 대시보드에 바로 올리기보다 종이컵이나 받침대를 사용하는 것이 위생적이다. 또한 장시간 방치할 경우 초파리 등 벌레가 꼬이거나 과육이 부패해 오히려 악취를 유발할 수 있다. 따라서 사과는 하루 정도만 두고, 표면이 갈변하면 즉시 수거하는 것이 좋다.
2. 습기와 곰팡이 잡는 '분필'
겨울철 차량 내부는 외부와의 온도 차이로 인한 '결로 현상' 때문에 습기가 차기 쉽다. 이 습기가 시트나 매트에 스며들면 퀴퀴한 곰팡내를 유발한다. 이때 문구점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분필'이 의외의 해결책이 된다.
분필의 주성분인 탄산칼슘은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면 무수히 많은 미세 구멍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구멍들이 공기 중의 불필요한 수분을 빨아들이는 '고체 스펀지' 역할을 함으로써 곰팡이 증식을 억제한다.
다만 분필 한두 개로는 효과를 보기 어렵고, 한 뭉치를 묶어서 비치해야 제습 효과가 나타난다. 이때 분필 가루가 차 안에 날리면 오히려 호흡기에 좋지 않으므로, 통기성이 좋은 얇은 주머니에 넣어 묶어두는 것이 좋다.
위치는 공기 순환이 잘 되면서도 운전에 방해되지 않는 운전석 시트 아래나 대시보드 위가 좋다. 습기를 가득 머금어 눅눅해지거나 색이 변한 분필은 버릴 필요 없이 햇볕에 말리면 다시 흡습력이 되살아나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어 경제적이다.
3. 세균과 진드기 박멸하는 '통계피'
발 매트에 깊게 배어버린 퀴퀴한 냄새는 악취만이 아니라 세균과 곰팡이 번식이 원인일 가능성이 크다. 이때 '통계피'가 효과적이다. 계피는 동의보감에서도 '살충력이 있다'고 기록됐을 만큼 예로부터 검증된 천연 방부제다.
계피에는 알싸하고 매운 향을 내는 '시나몬 알데하이드'와 '살리실 알데하이드' 성분이 가득하다. 이 성분들은 강력한 항균 효과를 발휘해 냄새를 유발하는 곰팡이를 제거하고, 차량 내부 구석구석에 숨어 있는 진드기의 활동을 억제한다. 화학 살균제에 대한 거부감이 있거나, 피부가 예민한 아이가 타는 차량에 특히 알맞다.
사용 시에는 통계피를 흐르는 물에 가볍게 씻어 먼지를 제거하고 바짝 말린 뒤, 통기성이 좋은 망이나 컵에 담아 비치한다. 향이 약해지면 계피 껍질을 칼로 살짝 긁어내거나 분무기로 물을 살짝 뿌려주면 향이 다시 진하게 살아난다. 약국에서 파는 에탄올에 계피를 담가 우려낸 물을 스프레이로 만들어 시트에 뿌리면 살균 효과가 배가된다.
한편, 계피에는 갈색을 띠는 '타닌' 성분이 포함되어 있어, 습기를 머금은 상태로 밝은색 가죽 시트나 옷에 직접 닿으면 얼룩이 질 수 있다. 따라서 반드시 받침대가 있는 용기에 담아두어야 한다. 또한 좁은 공간에 과하게 배치하면 두통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많은 양을 한꺼번에 비치하는 것은 삼가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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