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거운 굴 껍데기 대신 썩는 필름으로”… 김 양식업계 ‘검은 반도체’ 혁명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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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거운 굴 껍데기 대신 썩는 필름으로”… 김 양식업계 ‘검은 반도체’ 혁명 예고

스타트업엔 2025-12-04 14:24:1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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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창업 인큐베이팅 경진대회 시상식에서 우수상을 수상한 기업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2025년 창업 인큐베이팅 경진대회 시상식에서 우수상을 수상한 기업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검은 반도체’로 불리며 수출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는 한국 김 산업. 하지만 화려한 수출 실적 뒤에는 ‘굴 패각(껍데기)’ 처리라는 해묵은 과제가 도사리고 있다. 김 종자를 배양하기 위해 필수적으로 사용해 온 굴 패각이 환경 오염과 수급 불안을 야기해왔기 때문이다. 이 오래된 난제를 해결하겠다고 나선 스타트업이 있다. 스마트 수산양식 기술기업 슈니테크다.

슈니테크가 지난달 25일 개최된 ‘2025 창업 인큐베이팅 경진대회’ 성장 사업화(제조) 분과에서 우수상을 받았다. 수상 아이템은 ‘탄소 저감형 친환경 김 종자 배양필름’이다. 심사 과정에서 단순한 아이디어를 넘어, 실제 어촌 현장의 페인 포인트(Pain Point)를 정확히 짚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 양식업계 관계자들은 그간 굴 패각 확보에 사활을 걸어왔다. 국내산 패각만으로는 수요를 감당할 수 없어 매년 막대한 물류비를 들여 해외에서 수입하는 실정이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무거운 굴 껍데기를 일일이 엮어 바다에 띄우는 작업은 고령화된 어촌 인력에게 상당한 육체적 부담을 준다. 사용 후 폐기 과정에서 발생하는 악취와 환경 오염, 탄소 배출 또한 업계가 짊어져야 할 부채였다.

슈니테크가 내놓은 해법은 ‘소재의 전환’이다. 이들이 개발한 배양필름은 생분해성 소재를 적용했다. 바다나 토양에서 자연스럽게 분해되기에 폐기물 처리 비용과 환경 부담을 동시에 덜어낸다.

눈여겨볼 대목은 생산 효율성이다. 울퉁불퉁한 굴 패각과 달리 필름은 표면이 균일하다. 김 종자가 고르게 부착될 수 있어 배양 성공률을 높이는 데 유리하다. 현장 반응도 긍정적일 것으로 보인다. 기존 패각 대비 무게가 확연히 가벼워, 고된 노동에 시달리는 양식 어가들의 작업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수상은 슈니테크의 기술이 단순히 실험실 수준에 머물지 않고, 실제 산업 현장에 적용 가능한 사업성을 갖췄음을 입증한 계기가 됐다. 회사 측은 창업 초기부터 굴 패각의 비효율성을 제거하는 데 역량을 집중해왔으며, 이번 대회를 통해 그 방향성을 검증받았다고 자평했다.

관건은 보급 속도와 글로벌 확장성이다. 슈니테크는 국내 양식장 보급을 서두르는 한편, 시야를 해외로 넓히고 있다. 김 소비와 생산이 활발한 중국과 일본이 주 타깃이다. 다만 국가별로 해양 환경과 양식 방식에 미세한 차이가 있는 만큼, 현지 실증사업(PoC)을 통해 데이터를 확보하고 맞춤형 제품을 내놓는 것이 성공의 열쇠가 될 전망이다.

전통적인 1차 산업에 머물러 있던 김 양식업이 소재 기술과 만나 ‘스마트 양식’으로 진화하고 있다. 슈니테크의 친환경 필름이 수십 년간 이어진 ‘굴 패각 양식’의 관행을 깨고 글로벌 표준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업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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