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컬처 노규민 기자] "무속인이 굿하는 장면을 볼 때 베트남의 '허우동'(Hầu đồng·여신 숭배 민간 신앙)이 떠올랐다."
한국영화 '파묘'를 관람한 베트남 관객의 말이다. '파묘'는 풍수지리, 무속신앙 등을 다루지만 이같은 샤머니즘은 베트남 관객에게도 낯설지 않았다. 베트남은 우리처럼 조상을 잘 공양해야 한다는 신념이 강하다. 현지인 대다수가 조상을 잘 섬기는 것을 후손의 미덕이라고 생각한다.
지난해 베트남에서 개봉한 '파묘'는 역대 한국영화 최고 흥행 기록을 세웠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아바타2'보다 빠른 흥행 속도를 보였으며 종전까지 베트남에서 가장 흥행한 한국 영화 '육사오(6/45)' 수익(1,500억 동·약 81억 원)과 관람객 수(215만 명)를 훌쩍 뛰어 넘었다.
베트남 관객은 오래전부터 오컬트나 공포영화 장르에 열광했다. '파묘' 같은 친숙한 소재가 현지 관객 마음을 완전히 사로잡은 것이다.
오는 11일 베트남판 '파묘'가 국내에서 개봉한다. 한 가족에게 닥친 재앙의 실체를 '파묘'하는 영화 '까이마 : 저주의 무덤'이다.
부유한 집에서 태어난 '옌'은 고향의 가족들이 원인 불명의 사고를 겪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생명을 위협하는 사건이 '옌'과 그녀의 어머니에게도 이어지자, 그는 저주의 실체를 밝히기 위해 고향으로 향한다.
조부모의 무덤을 마주한 '옌'은 갑작스럽게 쓰러진다. 정신을 차렸을 때 누군가에 의해 무덤이 파헤쳐졌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모든 불행을 끝내기 위해 이장을 결심한 '옌'의 가족들은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재앙과 오랫동안 파묻혀 있었던 비밀을 마주하게 된다.
'까이마: 저주의 무덤'은 베트남의 한 가족에게서 일어난 '파묘' 이야기다. 지난해 베트남 현지에서 흥행한 '파묘'와 매우 흡사한 결을 가진 이 영화는 현지에서 개봉과 동시에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며 오컬트 명작으로 떠올랐다.
탕 부 감독은 베트남의 이장 문화를 사실적으로 담아내며, 인간의 욕심에 대한 심도 깊은 고찰로 서사의 밀도를 끌어올렸다. 여기에 황 푹, 탁 김 롱, 끼에우 찡, 황 메오, 레 후잉, 리마 탄 비, 아빈 루, 티엔 안, 낌 하이, 리 홍 안, 람 탄 냐 등 현지에서 인지도 높은 배우들이 총출동해 흡인력 있는 연기로 몰입도를 높였다. 특히 베트남 고유의 문화적 정서를 스크린에 잘 담아냈다는 호평과 함께 "전통과 미신의 경계를 다룬 참신한 시선" "베트남 전통과 풍습을 알 수 있어 의미가 깊다" 등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베트남판 '파묘'가 한국영화 관객에게는 어떻게 다가올까. 11일 전국 CGV에서 확인할 수 있다.
뉴스컬처 노규민 pressgm@nc.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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