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머니=이지선 기자] 대상포진 생백신이 치매를 예방할 뿐 아니라, 이미 치매를 앓는 환자의 병 진행도 늦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스탠퍼드대의과대학 파스칼 겔드세처 교수팀은 영국 웨일스 지역 대상포진 백신 접종 프로그램에서 백신을 접종한 79세 전후 성인과 접종하지 않은 사람을 최대 9년간 추적했다.
그 결과, 백신을 맞은 사람은 맞지 않은 사람보다 치매 발병 위험이 20% 낮았고, 기억력이 서서히 떨어지는 경도인지장애 진단율도 줄었다.
9년 추적 기간에는 치매 전 인지능력이 떨어지는 단계인 '경도 인지 장애'를 진단받을 위험이 3.1%포인트 더 낮았으며, 치매를 이미 앓고 있는 경우 백신을 접종했을 때 치매로 인한 사망 위험이 29.5%포인트 감소했다.
이같은 경향은 남성보다 여성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연구진은 여성의 면역 반응이 일반적으로 더 강하다는 점과 남녀 간 치매 발병 방식이 다른 점, 대상포진이 여성에게 더 흔하다는 점 등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분석했다.
연구를 주도한 겔드세처 교수는 "이 백신은 질병 과정 전반에 걸쳐 강력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 연구 분야에 더 많은 투자가 이뤄진다면 치매 치료·예방에 큰 진전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연구 결과는 과학 저널 셀(Cell)에 지난 2일(현지시간)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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