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썰 / 최소라 기자] 연말 기업공개(IPO) 시장이 예상 밖의 열기로 달아오르고 있다. 12월 첫째 주에만 코스닥 일반 청약이 5건 몰리며 ‘막차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최근 상장 종목의 급등세가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가운데, AI·바이오·자동차 보안 등 업종이 넓어진 점도 투자심리를 자극한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번 주 일반 청약은 페스카로, 이지스, 쿼드메디슨, 티엠씨, 아크릴 등 5곳이 예정돼 있다. 삼진식품과 리브스메드는 기관 수요예측에 들어간다.
◇업종 다변화…기술력 앞세운 기업들 일제히 출격
페스카로는 화이트해커 출신 인력이 주도한 차량 통합보안 플랫폼 기업이다. 3D GIS 기반 디지털 어스를 구현하는 이지스, 의료용 마이크로니들 기업 쿼드메디슨, 조선 3사에 특수케이블을 공급하는 티엠씨, 산업 전반의 AI 도입을 지원하는 아크릴 등 기술 기반 기업들이 줄줄이 대기 중이다.
윤철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연말까지 신규 상장이 이어지는 만큼 새로운 투자 아이디어를 찾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11월 ‘IPO 랠리’…시장 분위기 반전
7월부터 강화된 기관 의무보유확약 제도로 IPO 시장이 위축됐고, 10월에는 명인제약 단 한 곳만 상장하며 ‘부진론’이 제기됐다. 그러나 11월 상장 종목 9곳의 주가가 일제히 세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하며 흐름이 바뀌었다.
지난달 상장한 이노테크는 199.66%, 큐리오시스는 192.27% 급등했다. 공모가 대비 300% 상단을 터치하기도 했다. AI 기업 노타는 9조원이 넘는 증거금을 모으며 2781대 1의 청약 경쟁률로 ‘AI IPO’의 새 기록을 세웠다.
◇정책 모멘텀…기술특례상장 비중 확대
코스닥 내 기술특례상장은 2017년 13%에서 지난해 52.9%까지 늘며 벤처·중소기업의 핵심 상장 경로로 자리 잡았다. 한국거래소가 10월 발표한 ‘ABCD 육성 방안’ 역시 모멘텀으로 작용한다. AI·항공우주(A), 바이오(B), 반도체·자동차(C), 방산(D) 분야에 대한 세부 심사 기준을 마련해 기술특례 요건을 완화하는 내용이다. 세부 가이드라인은 연내 발표될 예정이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10월까지는 정책 변화 전 관망세가 강했으나, 11월부터 시장 회복이 본격화될 것”이라며 “제도 개선은 기술기업 상장 문턱을 합리화해 활용도를 높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내년 ‘대어’ 줄줄이…무신사·케이뱅크 등 속도전
내년 IPO 시장은 이른바 ‘대어의 해’가 될 전망이다. 기업가치 10조원대로 추정되는 무신사는 하반기 상장을 목표로 준비 중이며, 씨티글로벌마켓증권·JP모건 등 외국계와 한국투자증권·KB증권이 파트너 주관사로 참여했다.
LS그룹 에식스솔루션즈, 케이뱅크는 이미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했고, 업스테이지·빗썸·SK에코플랜트도 상장을 추진 중이다.
◇IPO 주관 경쟁도 불붙어…KB, 공모금액 1위
증권사 간 주관 경쟁도 치열하다. 올해 공모금액 기준 1위는 KB증권으로, 누적 2조822억원을 기록했다. 기업가치 6조원으로 평가된 LG CNS 상장을 성공적으로 이끈 영향이 컸다. 삼양엔씨켐, 아이에스티이, 동국생명과학 등 주요 딜도 KB가 맡았다.
뒤이어 NH투자증권(8187억6800만원), 신영증권(5917억원), 미래에셋증권(5293억원) 순이었다. 미래에셋증권은 서울보증보험, 더핑크퐁컴퍼니 등 15건으로 올해 가장 많은 IPO를 성사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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