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사흘 만에 다시 4000선 위로 올라왔다. AI(인공지능) 거품론 확산에도 엔비디아의 어닝 서프라이즈 소식이 호재로 작용하면서다. 다만 원·달러는 미국의 금리 인하 지연 기대에 따른 달러 강세에 1470원을 재차 위협했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3929.51) 대비 75.34포인트(1.92%) 오른 4004.85에 장을 마쳤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6456억원, 7619억원어치를 사들이며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반면 개인이 나홀로 1조3916억원을 순매도했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871.32)보다 20.62포인트(2.37%) 상승한 891.94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819억원, 134억원을 사들였고, 개인은 1226억원을 순매도했다.
이날 증시 호조세는 엔비디아 실적 호조에 따라 AI 거품론이 희석된 영향이 컸다. 세계 시총 1위 기업 엔비디아는 자체 회계연도 3분기(8∼10월) 매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2% 증가해 사상 최대인 570억1000만 달러(약 83조4000억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시장 전망치(550억 달러)를 웃돈다.
장 마감 후 발표된 엔비디아 실적 호조 기대에 뉴욕 증시 3대 지수도 동반 강세로 마감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0.1% 올랐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0.38% 상승했다. 나스닥종합지수는 0.59% 뛰었다.
환율은 상승했다.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원·달러는 전일 대비 2.3원 오른 1467.9원에 거래를 마쳤다. 1.8원 상승한 1467.4원에 장에 나선 환율은 장중 한때 1470.1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 지연 전망이 달러 강세를 야기하면서다.
이날 공개된 10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 따르면 몇몇 참석자는 경제가 예상대로 전개될 경우 12월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하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평가한 반면, 다수의 참석자는 자신들의 경제 전망을 고려할 때 연말까지 금리를 동결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란 의견을 내놨다.
이 영향으로 연준의 12월 금리 인하 기대는 후퇴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12월 FOMC 회의에서 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가능성은 전날 50% 수준에서 이날 70%대로 올랐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의미하는 달러지수(DXY)는 100선 위로 올라왔다.
엔화값 약세도 원화의 힘을 뺐다. 이날 달러 대비 엔화값은 157.7엔 전후로 움직이며 지난 1월 이후 10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일반적으로 원화는 엔화와의 상관관계가 높아, 엔화의 프록시(대리) 통화로 분류된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 예상치 상회 실적에 외국인 귀환 및 반도체 대형주가 상승했다"면서 "매파적 FOMC 의사록 공개와 금리 동결 전망 우세에 환율은 상승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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