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 하나 바꿔 ‘분자 접는 법’ 찾았다”···KAIST, AI 신약 개발 앞당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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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 하나 바꿔 ‘분자 접는 법’ 찾았다”···KAIST, AI 신약 개발 앞당겨

이뉴스투데이 2025-11-16 13:55:5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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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오아마이드 변환 과정 설명도. [사진=KAIST] 

[이뉴스투데이 백연식 기자] 신약이 효과를 내려면 약물이 몸속 단백질의 특정 부위에 정확히 결합해야 한다. KAIST 연구진이 단백질을 이루는 기본 단위인 펩타이드 분자의 접힘 구조를 원자 수준에서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KAIST는 이노코어 AI-CRED 혁신신약 연구단(단장 이희승 석좌교수)이 출범 후 첫 연구성과로, 단백질 분자 구조인 펩타이드의 아주 작은 변화인 ‘티오아마이드(thioamide) 변환’을 통해 분자의 접힘 방식을 정밀하게 조절할 수 있는 새로운 원리를 규명했다고 16일 밝혔다.

단백질이나 펩타이드 같은 생체분자는 스스로 접히며 입체적인 구조를 만들어야 기능을 수행한다. ‘분자의 접힘(folding) 방식’은 생명 현상을 결정짓는 핵심 원리이자, 맞춤형 신약 설계의 출발점으로 꼽힌다. 분자가 고리 형태를 이루는 ‘매크로사이클(macrocycle)’은 모양이 안정적이어서 단백질 표면에 정확히 결합할 수 있어 차세대 정밀 신약의 주요 구조로 주목받고 있다.

연구팀은 펩타이드 결합 내 산소 원자(O)를 황 원자(S)로 치환하는 티오아마이드(thioamide) 변환 기술을 통해, 분자가 스스로 접히는 방식을 원자 수준에서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음을 세계 최초로 입증했다.

이 미세한 변환은 수소결합의 길이와 방향을 바꿔 기존에 없던 곡선형 및 원뿔형 나선 구조와 대칭성이 높은 매크로사이클을 만들어냈다. 즉, 복잡한 분자 접힘을 ‘원자 한 개 수준의 설계’로 정밀하게 조절한 최초의 사례다.

이번 연구를 통해 펩타이드가 용매에 더 잘 녹고, 분자 구조를 자유롭게 바꾸거나 되돌릴 수 있으며, 더 크고 복잡한 구조까지 합성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약물의 성능을 높이고, 설계의 자유도 또한 확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티오아마이드 변환 기술을 적용한 결과, 황을 포함한 펩타이드의 용해도가 크게 향상돼 세계 최장(32-mer, 약 4 kDa) β-펩타이드를 용액상에서 합성하는 데 성공했다.

은이온을 이용한 온화한 반응으로 황을 다시 산소로 바꾸는 ‘가역적 분자 편집 기술’을 확립해, 설계 단계에서 분자 구조를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이번 연구는 단순한 구조 제어를 넘어, AI가 학습할 수 있는 고정밀 분자 구조 데이터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데이터는 향후 AI가 분자 구조와 약물 효능 간의 관계를 스스로 학습해 신약 후보를 빠르고 정밀하게 예측할 수 있는 기반 기술로 활용될 전망이다.

이 기술은 단백질–펩타이드 상호작용 조절제, 자기조립 나노구조체, 차세대 바이오소재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 가능성이 크다.

이희승 KAIST 석좌교수는 “간단한 화학적 변화를 통해 분자의 형태를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음을 보여준 연구”라며 “AI가 학습하기에 최적화된 구조 데이터를 제공함으로써 향후 AI 기반 혁신 신약 설계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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