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시리즈 〈케이팝 데몬 헌터스〉를 계기로 K-팝에 대한 글로벌 관심이 다시 뜨거워진 지금, 안방극장에서도 아이돌 출신 배우들의 활약이 눈에 띈다. 무대에서 다져온 리듬감과 표현력이 연기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며, 섬세한 감정선과 개성 있는 캐릭터를 만들어내고 있는 것. 현재 방영 중인 작품들에서도 이준호, 도경수, 김세정이 각자의 방식으로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다.
〈태풍상사〉 이준호(2PM)
tvN 토일드라마 〈태풍상사〉 스틸
tvN 토일드라마 〈태풍상사〉 스틸
이준호는 2008년 그룹 2PM으로 데뷔해 강렬한 퍼포먼스로 무대를 사로잡았다. 현재 방영 중인 tvN 토일드라마 〈태풍상사〉에서 화려하게 춤추거나 노래하는 모습이 낯설지 않은 이유다. 영화 〈스물〉, 드라마 〈김과장〉, 〈자백〉을 거쳐 〈옷소매 붉은 끝동〉, 〈킹더랜드〉로 배우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다진 그에게 '연기돌'이라는 꼬리표는 이제 무색하다. 〈태풍상사〉에서는 IMF 시대를 배경으로 불안정한 청춘의 현실과 로맨스를 섬세하게 오가며, 특유의 따뜻한 감정선을 선보인다. 무대 위 카리스마를 스크린 속 감정으로 전환하는 능력, 그것이 지금의 이준호를 특별하게 만드는 힘이다.
〈조각도시〉 도경수(엑소)
디즈니+ 시리즈 〈조각도시〉에서 지창욱과 맞서는 섬뜩한 빌런으로 등장한 배우는 도경수다. 2012년 EXO의 D.O.로 데뷔해 안정적인 보컬과 묵직한 존재감을 쌓아온 그는, 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2014)에서 일찍이 배우로서의 가능성을 입증했다. 이후 영화 〈신과함께〉 시리즈, 〈스윙키즈〉, 〈더 문〉, 드라마 〈백일의 낭군님〉, 〈진검승부〉 등을 통해 폭넓은 스펙트럼을 펼쳐 보였다. 이번 작품에서는 차분한 얼굴 아래 숨겨진 광기를 섬세하게 표현하며, 냉철함과 인간적 결핍이 공존하는 복합적인 악역을 완성했다. 지창욱과의 팽팽한 대립 속에서도 절제된 감정 연기로 긴장감을 극대화하며, '믿고 보는 배우'로서의 존재감을 다시금 각인시킨다.
〈이강에는 달이 흐른다〉 김세정(아이오아이·구구단)
김세정은 MBC 금토드라마 〈이강에는 달이 흐른다〉에서 '박달이' 역을 맡았다. 첫 사극 도전작에서 기억을 잃은 부보상으로 분해, 능청스러운 사투리와 생활 연기로 현실감 있는 인물을 그려냈다. 그러나 극이 전개되며 그녀의 진짜 정체가 세자빈 '강연월'임이 드러나고, 곧 세자 '이강'(강태오)과 영혼이 뒤바뀌는 전환점을 맞는다. 이후 두 인물의 내면을 오가며 1인 2역에 가까운 연기를 펼칠 예정이다.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101〉을 통해 아이오아이로 데뷔하고, 이후 구구단으로 활동하며 무대에서 다져온 몰입력과 표현력이 연기로 이어지며 배우 김세정의 저력을 증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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