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려달라" 비명 울린 천호동…정장 차림 시민, 흉기범 제압

[이데일리 채나연 기자] 서울 강동구 천호동의 한 상가 건물에서 60대 남성이 흉기를 휘두르는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현장에 있던 시민이 신속히 제압하면서 더 큰 인명 피해를 막은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강동구 천호동의 한 재개발조합 사무실에서 흉기 난동을 저지른 60대 남성. (사진=연합뉴스)

4일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20분께 천호동의 한 상가 건물 2층의 재개발조합 사무실에서 흉기 난동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건으로 중상을 입은 50대 여성과 60대 여성, 70대 남성 총 3명이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피해자들 모두 생명에 지장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피의자인 남성 A씨는 해당 재개발조합의 전직 조합장인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A씨는 범행 이후 건물에서 흉기를 소지한 채 나와 한 여성을 뒤쫓아 나갔다. 여성이 “살려달라. 칼을 들고 쫓아온다”고 비명을 질렀고 인근에 있던 양복 차림의 시민이 달려와 A씨를 제압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곧 현장에 출동해 A씨를 살인미수 혐의로 현행범 체포했다. 사무실 내부에서는 부상자들이 쓰러져 있었으며 즉시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A씨는 지난해 시공사 계약 이후 귀가 도중 50대 여성 조합원을 강제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조합장직에서 해임됐다.

최근 법원에서 벌금형이 구형되자 피해자 측과 합의를 요구하던 중 이번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를 상대로 범행 경위와 범행 동기를 조사 중이며 조합 내부 갈등과의 연관성 여부도 살펴보고 있다.